류현진(30·LA다저스)는 지난 23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전에서 5이닝 동안 5피안타(2피홈런) 2실점을 기록했다. 승리 투수 요건은 채웠지만 구원진이 동점을 허용하며 승수 추가는 무산됐다.
기대와 우려가 모두 엿보였다. 시즌 5번째로 멀티 피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150km까지 찍힌 속구를 앞세워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 투구수 관리도 좋았다. 86개에 불과했다. 올 시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유독 선발 투수를 빨리 내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난조로 인한 강판은 아니었다. 구위 상승으로 위압감이 생겼다.
다저스 선발진은 시즌 내내 경쟁 체제다. 류현진과 마에다 겐타는 이미 불펜 투수로 나섰다. 최근엔 리치 힐이 흔들리고 있다. 부상과 부진으로 공백이 생기면 마치 임시직처럼 기회를 얻는다.
로버츠 감독의 선발 운용 방식은 지지받기 어렵다. 불펜 투수도 자신의 등판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게 경기력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일정과 컨디션 관리가 더 치밀해야하는 선발 투수에게 애써 변수를 부여하고 있다.
일단 팀 성적은 좋다. 올 시즌도 지구 우승을 노린다. 류현진이 로버츠 감독 체제 소속 선수로 있는 시간 동안은 받아 들여야한다. 실력으로 증명해야한다.
이런 상황에서 현지 언론은 메츠전 투구를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스포츠 전문 매체 CBS스포츠는 커티스 그랜더슨, 트래비스 다노에게 맞은 홈런 2개를 언급하며 "류현진의 시즌 13, 14호 피홈런"이라고 꼬집었다. 장타 허용이 많다는 것이다. 이어 "전반적으로 좋은 성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선발 한 자리를 지킬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좌완 힐이 흔들리고 있고, 신성 훌리오 유리아스는 어깨 수술이 결정돼 시즌 아웃됐다. 좌완 선발진은 우드와 류현진뿐이다. 이 매체는 이런 상황 덕분에 류현진이 계속 기회를 얻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1경기 결과에 입지가 흔들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음 등판으로 유력한 LA 에인절스전 투구 내용도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