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일본 J리그로 떠나는 울산 현대의 주축 센터백 정승현(23)과 이별이 더욱 아쉬운 이유다.
울산은 2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1부리그) 16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1-2 역전패를 당했다.
울산은 한승규(21)가 전반전 선제골을 터뜨리며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전 들어 인천에 두 골을 몰아 내줬다. 이로써 시즌 11경기 연속 무패(리그 8경기 연속 무패)에 도전했던 울산의 행진은 '10경기'에서 멈춰 섰다.
인천은 악착같이 수비에 매달리며 울산의 진을 빼놨다. 김도훈(47) 울산 감독은 경기 뒤 "주 중에 K리그 경기를 치르면서 휴식 기간이 3일 정도였다. 체력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압박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역전패 이유를 분석했다. 이어 김 감독은 "무패 행진이 여기에서 깨졌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K리그는 A매치 휴식기를 마치고 '사나흘 휴식 뒤 경기'를 하는 빡빡한 일정 소화를 하고 있다. 당장 울산만 해도 지난 17일 포항 스틸러스전, 21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에 이어 3일 뒤 인천전을 치렀다. 울산으로서는 포항과는 '동해안 더비', 제주와는 2위 경쟁이 달린 '빅매치'였기에 전력을 다 쏟아부은 터라 인천전이 유독 힘에 부쳤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앞으로 자리를 비우게 될 정승현의 자리가 걱정스럽다.
이날은 울산의 주전 중앙 수비수인 정승현의 고별전이었다. J리그 사간 도스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아 온 정승현은 "해외 도전은 꿈 중 하나였다"면서 이적을 선언했다. 구단은 "세상에 알려진 9억~10억원보다 많은 이적료를 받았다"고 했지만 시즌을 순조롭게 치르던 시점에 센터백의 이탈은 여러모로 뼈아팠다.
김도훈 감독은 "솔직히 정승현은 우리 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선수다. 시즌 중에 타 팀에 보내는 게 썩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입맛을 다셨다. 아직 선수의 나이가 어리고 의지가 강해서 붙잡을 수는 없지만 "솔직히 보내고 싶지 않다"는 뜻도 피력했다.
그러나 울산은 새로운 외국인 공격수 영입을 앞두고 있다. 좋은 조건으로 자신의 미래를 선택하겠다는 선수가 있다면 보내 주되 그 자금으로 다른 자원을 들이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울산 선수단은 체력이 고갈됐고 무더위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선수를 '쿨'하게 떠나보내는 건 이해되지만 주전급 수비수를 내보내는 시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울산은 현재 전북 현대에 이어 2위(8승4무4패·승점 28)를 기록 중이다. 한 경기 덜 치른 3위 제주 유나이티드(8승2무5패·승점 26)에 겨우 승점 2점 차로 간신히 앞서는 상황이다. 촘촘한 K리그 일정 속에서 정승현 없이 상위권 순위 싸움을 해야 하는 울산이 지혜롭게 여름을 통과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