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주연 영화 '리얼(이사랑 감독)'과 이제훈 주연 영화 '박열(이준익 감독)'이 28일 나란히 공개된다.
신작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프닝 스코어는 좋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심상찮다. 한 편은 악평에 시달리고 있고, 다른 한 편 역시 호불호가 강하게 갈릴 것으로 예측된다. 진정한 진검승부다. 관객들이 어느 쪽에 손을 들어줄지 영화계 안 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얼'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카지노를 둘러싼 두 남자의 거대한 비밀과 음모를 그린 액션 느와르다. 중국 알리바바픽쳐스가 사드 논란없이 한류가 부흥하던 2년 전 상위 0.1% 한류스타로 떠오른 김수현만 보고 100억이 넘는 제작비를 투자했다.
하지만 그 선택부터가 패착이었던 것일까. '리얼'은 한국 영화 역사상 본적없는 괴작·졸작이라는 평가 속에 시사회 직후 단 하루 만에 너덜너덜해졌다.
두 눈을 의심케 하는 완성도와 맥을 잡을 수 없는 스토리 등 영화 자체의 문제와 감독교체, 출연배우 설리 논란 등 외부적인 문제까지 겹치면서 정작 영화를 이끈 김수현의 순위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100회차가 넘는 촬영 분량을 소화했고 비중만 따져도 90%가 넘는다. 개봉 후에는 김수현이 '리얼'에 대한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 역시 지켜 볼 일이다. 물론 '리얼'에 대한 관객들의 평가가 우선이다. 관계자들의 혹평, 평론가들의 악평이 터져 나왔다. 관객들은 '리얼'에 대해 과연 어떤 이야기를 쏟아낼지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그에 반해 '박열'은 비교가 미안할 정도의 명작이다. '박열'은 1923년 도쿄에서 6천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소재와 영화에 담긴 메시지 하나 만으로 '리얼'에 완승이다. 이준익 감독은 '동주'에 이어 또 한 번 시대극을 선택하며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장기를 마음껏 펼쳤다.
하지만 '박열' 역시 100% 호평만 받고 있는 작품은 아니다. 스토리를 풀어 나가는 방식이나 특정 성격을 부각시키는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박열' 역시 결국 이 영화를 소비할 관객들의 반응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됐다.
김수현과 마찬가지로 이제훈도 '박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실상 원톱 주연으로 활약상을 펼친다. 충무로에 잔뼈가 굵은 내공을 최대한 펼쳤고 이준익 감독이 이를 잘 이끌었다. 호흡이 좋다. 무엇보다 이준익 감독이 발굴한 신예 최희서·김준한 등 돋보이는 새 얼굴들이 많아 신선하다.
개봉 당일 예매율은 막상막하다. 오전 6시30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리얼'이 실시간 예매율 31.8%로 31.3% '박열'에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리얼'이 악평을 딛고 반전 흥행을 이끌지, '박열'이 입소문을 얻을 수 있을지 흥미진진한 대결이 드디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