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기획사에 사옥이란 단순한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외부인이 자주 오가는 엔터테인먼트 업무 특성상 사옥 자체가 명함이 되기도 하고, 상징도 된다. 입구에 팬들이 모일 땐 미니 팬미팅 장소로 탈바꿈한다. 외벽은 컴백 아티스트를 알리는 홍보판이 되고, 때론 팬들이 생일을 맞은 아티스트를 위해 현수막을 거는 선물의 공간이 된다. 이 때문에 가요기획사의 사옥은 '자존심'으로 통한다.
요즘 사옥들은 시설 좋기로 소문난 여느 글로벌 IT 회사 못지않다. 비단 대형 3사 JYP·SM·YG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한류 아이돌 스타를 키워 낸 대다수의 회사들은 깔끔한 외관은 물론이고 세련된 내부 인테리어·최첨단 장비·편리한 시설까지 갖출 건 다 갖췄다. 겉모습만 번지르르할 것이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업계 관계자들도 "자식이 있으면 엔터사 보낸다"고 말할 정도로, 연습생들은 체계적인 관리를 받는다. 노래·춤·랩·연기·외국어까지 다채로운 특훈을 받는다. 그 꿈의 공간이자 배움터가 되는 사옥을 일간스포츠가 찾았다.
MBK는 9년 차 걸그룹 티아라를 주축으로 다이아·샤넌 등 가수와 문희경 등 연기자까지 보유한 중형 기획사다. 선정릉역에서 3분 거리에 위치한 MBK엔터테인먼트는 약 10년 전 지금의 사옥에 입주했다. 각종 숍들이 즐비한 청담동과도 가까워 아티스트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MBK는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썼다. 가장 주목할 만한 공간인 밴드 연습실은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곳은 지난해 리뉴얼을 마쳤다. 소속 아티스트들의 합주와 악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지난해 7월 SBS플러스 '더 쇼'가 이곳에서 녹화를 진행했다. 당시 다이아가 '그 길에서'를 밴드 버전으로 열창하기도 했다.
현재 밴드 연습실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아티스트는 하반기에 데뷔할 밴드. 회사의 적극 지원에 매일같이 연습 삼매경에 빠졌다.
아티스트 편의를 위한 회사의 손길은 여기저기서 드러났다. 연습실 냉장고는 필수. 연습에 지친 아티스트들에겐 오아시스가 따로 없다. 냉장고엔 식단 조절을 하는 아티스트들을 위한 삶은 계란도 구비, MBK의 센스를 엿볼 수 있었다. 1층 별관에 마련된 회의실에는 각종 피규어들이 전시돼 있었다. 카페를 연상케 했다. 딱딱한 분위기가 아닌 밝은 분위기에서 회의를 할 수 있는 장치다. 별관 2층은 스튜디오로 활용 중이다. 아티스트들의 'V라이브'를 촬영하는 곳이기도 하다.
넓은 테라스도 눈에 띄었다. 아티스트들의 파티 장소와 직원들의 회식 장소로 쓰인다. 특히 티아라와 다이아가 이곳에서 취중토크를 갖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