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범규 한국중·고등학교탁구연맹 회장이 지난 6월 29일부터 4일까지 6일간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17 대한항공 제23회 아시아 주니어&카데트 탁구선수권대회'를 마치며 밝힌 소감이다.
아시아 주니어&카데트 선수권대회는 이름 그대로 아시아 각국 18세 이하 주니어와 15세 이하 카데트들이 경합하는 탁구 유망주들의 경연장이다. 세계 탁구의 판도를 가늠할 유망주들이 총출동하는 무대인 만큼 국제 탁구계의 관심도 크다. 남자 14개국 93명, 여자 15개국 86명 등 총 179명의 선수가 참가했을 정도로 규모 역시 만만치 않다.
특히 이번 대회는 2007년 강원도 횡성대회 이후 1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대회라 대표팀은 금메달 2개 이상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렸다.
결과는 아쉽게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남자 주니어 복식 우승을 차지한 안재현(대전동산고)-황민하(중원고) 조가 금메달 1개를 따낸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다. 이 외에는 남자 주니어와 여자 카데트, 여자 주니어와 남자 카데트 단체전에서 은메달 2개, 여자 주니어 복식과 단체전, 남자 카데트 단체전에서 따낸 동메달 3개가 메달의 전부다. 남자 각 부 개인 단식과 혼합 복식에서는 한 종목도 입상권에 들지 못했다. '세계 최강' 중국이 워낙 막강했던 데다 일본과 타이완, 홍콩 등 무서운 성장세를 보인 선수들에게 밀린 탓이다.
그러나 선수들의 기량만 탓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탁구계 전반의 목소리다. 이번 대회 여자 대표팀을 지도한 박지현 감독은 "한국의 전력이 예전에 비해 많이 약해진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원인을 선수들에게서 찾기 보다는 육성 시스템에서 찾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과적으로 이 대회는 성적 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으나 한국 탁구의 미래에 대해 고민할 좋은 계기가 됐다. 강문수 총감독은 "탁구는 짧은 시간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바라보면서 투자를 해야 하는 종목"이라며 "주니어&카데트 이전 단계의 유망주 선수들부터 합숙훈련과 해외전지훈련 등을 통해 시야를 넓히고 기술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