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6회까지 3-2로 앞섰다. 7회초 개시 직전인 오후 8시 3분에 갑자기 굵어진 빗줄기로 인해 경기가 중단됐고 다시 재개되지 못했다. LG가 콜드승을 거뒀다.
이날은 LG 레전드 이병규의 은퇴식과 영구결번식이 열리는 날이었다. LG 선수들은 떠나는 전 리더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이병규는 "팬들이 원하는 야구, 우승을 해주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선취점은 내줬다. 선발 데이비드 허프가 2사 후 김태균에게 좌전 2루타를 내준 뒤, 후속 윌린 로사리오에게도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맞았다.
하지만 LG 타선은 이어진 공격에서 바로 반격했다. 양석환이 홈런으로 응수했다. 선두 타자 백창수가 한화 선발 김범수에게 볼넷을 얻어냈다. 후속 두 타자가 범타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양석환이 김범수의 속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때려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LG는 3회 공격에서도 선두 탄자 강승호가 2루타로 출루한 뒤 박용택에서 타석에서 나온 김범수의 폭투 때 3루를 밟았다. 타자는 우전 적시타를 치며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5회초 악재가 생겼다. 잘 던지던 허프가 강판됐다. 선두 타자 김원석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그는 후속 두 타자를 땅볼 처리했지만 그사이 주자의 3루 진루를 허용했다. 이 상황에서 정근우를 상대했다. 변화구가 바깥쪽(우타자 기준) 낮게 들어갔고, 포수 유강남이 이 공을 잡지 못했다.
우측으로 흐른 공을 잡기 위해 허프가 직접 쇄도했다. 글러브 토스로 득점을 노리던 3루 주자를 막으려했다. 하지만 주자의 발이 더 빨랐다. 이 상황에서 허프는 햄프트링 통증으로 교체됐다. 동점 위기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가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리드를 지켜냈다. 바뀐 투수 김지용은 정근우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이용규를 뜬공 처리했다. 6회는 김지용이 김태균을 땅볼 처리했고, 바뀐 투수 정찬헌이 로사리오와 송광민을 각각 땅볼과 삼진으로 잡아냈다.
경기는 6회까지였다. 7회 시작과 함께 중단됐다. 그리고 재개되지 못했다. LG가 전날 패전을 설욕했다.
이날을 끝으로 공식적으로 핀스트라이프를 벗는 이병규에게 가장 이상적인 배웅을 했다. 굵은 빗방울이 그치지 않았지만 잠실 구장은 더 달아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