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가 직접 판매하는 언락폰 가격이 이동통신사의 출고가보다 10%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ICT소비자정책연구원는 지난 2월과 7월 삼성전자와 애플의 직접 판매 단말기 가격과 이통 3사의 출고가를 비교 모니터링한 결과, 제조사가 판매 장려금을 제공하지 않아도 되는 직접 판매 단말기가 이통 3사 출고가보다 10% 가량 비싸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4월 출시된 갤럭시S8의 공식 스토어 판매가격은 102만8000원으로, 이통 3사 출고가 93만5000에 비해 9만3000원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갤럭시S8+ 또한 64GB는 108만9000원, 128GB는 127만원으로 각각 9만9000원, 11만5000원씩 이통 3사 출고가보다 10% 비쌌다.
애플의 아이폰은 지난 2월과 변동 없이 아이폰 SE 64GB 모델을 제외한 전 기종의 판매가가 이동통신사 판매 출고가보다 최대 23%, 평균 9%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소비자연대 측은 "사실상 한국의 소비자는 최신 스마트폰 구매시 이동통신사 약정을 택하던지, 아니면 10% 더 비싸게 주고 기계를 구입하던지 사업자들에게만 유리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단말기의 이동통신사 출고가와 제조사 직접 판매 가격이 같다.
갤럭시S8의 경우 삼성전자US 공식 스토어 판매가격과 이동통신사 버라이즌 판매가격이 756달러로 일치한다. 아이폰도 마찬가지로 아이폰7(128G)을 공식스토어에는 749달러, 버라이즌사에서나 거의 동일한 749.99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한국에는 출시되지 않은 통신사 제약 없는 갤럭시S8과 갤럭시S8+의 언락폰을 미국 소비자들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삼성전자US 공식 스토어에서 구입해 사용할 수 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이는 한국소비자에 대한 명백한 차별이며, 선택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삼성전자와 애플 온라인스토어의 스마트폰 직접 판매 가격이 이동통신 3사가 판매하는 출고가보다 10% 비싸다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공정위에 신고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공정위 대응은 여전히 매우 미온적이다”라며 “4월 출시된 갤럭시S8도 10% 높은 가격으로 공식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 차별 및 선택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제조사가 판매 장려금을 제공하지 않아도 되는 직접 판매 단말기가 이통 3사 출고가보다 10%가량 비싼 것은 제조사가 주 판매원인 이통 3사를 고려한 암묵적 담합 행위”라며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공정위에 조사 신고를 접수한 바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측은 “지난 5개월 간 공정위는 모니터링, 그야말로 ‘봐주기’를 하고 있고, 제조사들과 이통사들은 여전히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태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상조 위원장이 청문회 당시 이 사안에 대한 조사 결정을 조속히 내려야 한다고 밝힌 바와 같이 공정위는 보는 것 그만하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녹색소비자연대 측은 “단말기 자급제 논의가 진척되고 있는데 이는 현재와 같은 제조사와 이통사 간의 결합판매 시장에서는 필패할 수밖에 없으며,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들은 기형적인 단말기 결합판매 시장을 얼마나 정상화 할 수 있는냐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