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1~23일 수원에서 열린 2017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H조 3주 차 경기에서 폴란드를 세트스코어 3-0(25-23, 25-20, 25-22)으로 꺾었다. 전날(22일) 콜롬비아를 꺾고 2그룹 결선 라운드 진출을 확정한 대표팀은 예선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2그룹 조 1위를 확정했다. 지난 9일 불가리아에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졌을 뿐, 최근 7연승 포함 8승1패(승점 25)를 올렸다. 1세트 초반 폴란드의 높이에 밀린 한국은 차츰 수비 조직력을 회복하며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상대 범실로 13-12, 처음 리드를 잡았고 24-23에서 김연경(중국 상하이)의 퀵 오픈 성공으로 첫 세트를 매조졌다.
2세트 역시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을 빼앗긴 한국은 6-8에서 연속 7점을 뽑아 13-8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결국 2세트도 따냈다. 3세트는 22-22에서 김희진(IBK기업은행)의 득점과 황민경(현대건설)의 연속 오픈 공격 성공으로 경기를 끝냈다. 김연경은 양 팀 합해 최다인 17점을 올렸다. 양효진(현대건설)이 11점, 김희진이 10점을 보탰다. 한국은 2015~2016년 대회 불참으로 1그룹에서 2그룹으로 떨어졌다. 3년 만에 그랑프리 대회에 나선 한국의 이번 대회 목표는 2그룹 우승이다. 하지만 대회 시작 전부터 악재가 발생했다. 배유나(한국도로공사)와 이소영(GS칼텍스)이 부상으로 빠져 14인 엔트리를 채우지 못하고 12명만으로 대회에 나섰다. 게다가 불가리아-폴란드-한국(수원)을 오가며 1~3주 차 경기를 치르는 일정이라 체력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직후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대표팀은 젊은 선수들이 똘똘 뭉쳐 이런 어려움을 잘 극복했다. 한국 여자 배구의 최종 목표는 2020 도쿄올림픽 메달 획득이다. 대표팀은 국제 대회를 통해 랭킹 포인트를 얻고 조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홍성진 감독도 "우리는 새롭게 시작하는 팀이다. 소통과 열정을 슬로건으로 세터를 비롯해 여러 포지션에서 손발을 맞춰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이제 체코 오스트라바로 건너가 29일(한국시간)부터 2그룹 결선을 치른다. 개최국 체코가 예선 3위와 준결승을 치르고, 1위 한국은 2위 팀과 맞붙는다. 4강전 상대는 24일 열리는 독일(7승1패)과 페루 경기 결과에 따라 확정된다. 독일이 승리하면 한국은 독일과 맞붙고, 독일이 패하면 폴란드(7승2패)가 한국의 4강전 파트너다.
홍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그릇이 커졌다고 생각한다. 해야 할 게 뭔지 알고 순간순간 해 나가는 것을 보면서 국제 무대에 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가고 있구나 생각했다"며 "앞으로는 블로킹 시 다음 연결 동작이나 서브·리시브 등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