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무하면 떠오르는 두 수식어가 있다. '믿듣맘무(믿고 듣는 마마무)'와 '비글돌'. 노래를 잘하고 무대에서 잘 놀아 붙은 별명이다.
그러나 직접 만난 마마무는 매우 낯을 가렸다. 사진 찍을 땐 어색함을 그대로 드러냈고, 음식이 앞에 있는데도 멀뚱멀뚱 쳐다만 봤다. 맥주를 눈으로 마실 기세였다.
10여 분이 지났다. '비글돌' 아니랄까 봐 어느새 이들은 '수다 장'이 열렸다. '디스전'을 방불케 했고, 사투리도 써가며 웃고 떠들었다.
마마무는 기존의 걸그룹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앨범에 80~90% 참여하고, 직접 의견을 내며 자신에게 맞는 음악 옷을 입는다. 그렇게 트레이닝이 됐고, 장점을 잘 활용했다. '보컬돌'로 탄생하게 된 비결 중 하나다.
"마마무는 앨범 참여도가 높은 그룹이에요. 신인 때 의견을 제시하면 건방진 그룹이라고 오해를 하셨어요. 처음엔 많이 당황했지만 이제는 원래 '이런 그룹이지. 이게 너희 색깔이야'라고 이해해주세요."
낯가리는 마마무의 첫 만남부터 '암흑 시기' 연습생 시절, '나도 말할 것 같으면'으로 1위 가수가 되기까지의 성장 과정을 낱낱이 공개한다.
>>①편에 이어
- 데뷔 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솔라 "꿈이 현실이 되니까 현실 같지 않았어요. 딱히 만져지는 것도 없어서 더 무서웠어요. 연습생 때는 걱정이 없었는데 걱정이 갑자기 많아졌죠. 길지 않았지만 연습생 생활이라는 암흑의 시기를 겪을 땐 정말 '찌질'했어요.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 썼어요. 돈은 없는데 하고 싶은 건 많고 여기저기 빌붙고요. 꿈을 이루기 위해서 참자 열심히 하자는 마음으로 버텼죠." 문별 "데뷔 파티를 연 게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바빴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모든 게 새로워서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카메라도 봐야 했고, 노래도 준비한 걸 다 해야 했어요. 데뷔했을 때 무슨 감정이었는지 솔직히 기억이 안 나요."
- 언제 데뷔가 현실로 다가왔나요. 문별 "팬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어요. 팬들이 응원하면 '우리가 데뷔했고 관심을 받고 있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 용돈은 얼마씩 받았나요. 솔라 "조금 조금씩 받았어요. 스물세 살쯤이었는데, 친구들은 취업하는 시기였어요. 저는 그게 정말 힘들었어요. 어리면 부모님께 손 벌리는 게 좀 쉬웠을 텐데 눈치가 보였어요. 부모님도 안쓰러워하면서 '그만두지' 이런 생각을 하고 계셨던 것 같아요." 화사 "부모님께 '만 원 있어요?'해서 받고 그랬어요.(웃음)"
- 마마무가 안 됐다면 지금 뭐 하고 있을까요. 문별 "그때 데뷔를 하지 않았다면 또래 친구들과 같이 다른 일을 하지 않았을까요. 아이돌엔 나이도 중요하잖아요. 20대 초반에 아이돌이 우상이잖아요. 뮤지션이 되는 건 불가능하고요." 솔라 "관광과를 전공해서 하고 싶었던 게 있었어요. 승무원도 준비했는데 안 맞더라고요. 어머님도 마지막 기회라고 안 되면 공부하라고 했어요. 우리 집이 공부하는 집안이거든요. 게다가 어머님이 공인중개사라서 자격증을 따라는 압박도 있었어요. 마마무가 안 됐다면 '부동산의 용손'이 됐을 수도 있어요.(웃음)"
- 마마무라는 팀명은 마음에 들었나요. 문별 "처음엔 싫었어요. 'ㅁ'이 많아서 귀여운 척하는 것 같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잘 지은 것 같아요. 우리 개성과 정말 잘 어울리잖아요."
- 어렸을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나요. 문별 "초등학교 땐 선생님이 꿈이었어요. 중고등학교 땐 경찰이 꿈이었어요. 큰 노력은 안 했지만요.(웃음) 우연한 기회에 무대에 올랐는데 호응 소리에 짜릿함을 느꼈어요. 그때 이거다 싶었어요." 휘인 "화가가 꿈이었어요. 어머님이 그림을 전공하셔서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미술과 음악 사이에서 진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진지하게 고민을 했는데, 그림은 나중에 취미로 해도 즐거울 것 같았어요. 그래서 가수가 되기로 마음먹고 열심히 했어요."
- '동창' 화사가 봤을 때 휘인의 그림 실력은 어떤가요. 화사 "휘인이는 그림에 대한 갈망이 커요. 그림에 대한 꿈은 현재진행형인 것 같아요." 휘인 "마마무로서 활동이 차차 줄어들 때 그림에 전념하고 싶은 꿈이 있어요. 전시회도 열고 싶고요. 사람들이 알아주고 관심 주는 것보단 제가 그리고 싶은 걸 그리고 싶어요. 아직 낙서 수준인데 나중엔 공부해서 그릴 거예요. 하고 싶은 걸 그리고 싶어요."
- 멤버들이 보기에도 휘인이 그림을 잘 그리나요. 화사 "특징을 진짜 잘 잡아요. 센스가 있어요. 중학교 때부터 칠판에 뭘 그렸어요. 그림이 웃겨서 애들이 하나같이 다 좋아했어요. 마음에 와닿게 그려요." 문별 "낙서로 우리 네 명을 그려준 적이 있는데 정말 그 사람이 생각나요. 사람의 개성을 잘 살려요. 그래서 꼭 사진 찍어가요." 휘인 "그런데 전공이 캐리커처는 아니에요.(웃음)"
- 마마무 앨범에도 재능 기부를 해도 될 것 같아요. 휘인 "아직 그 정도까진 아니에요." 문별 "휘인이가 굿즈 제작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회사에서 휘인이의 그림을 넣자고 해서 참여를 조금씩 했죠. 나중에 재킷도 휘인이가 그려주면 좋을 것 같아요." 화사 "중학교 때 같이 데뷔를 하면 휘인이가 포스터를 그린다고 했었어요. 그때 휘인이 우리 둘이 잡은 포즈를 4절지에 그렸었어요. 팀명은 '투 영 걸' 이었고요. 집에 가서 찾아봐야겠어요.(웃음)"
- KBS '불후의 명곡(이하 '불후')'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죠. 문별 "보컬 이미지를 만들어준 고마운 프로그램이에요. '믿듣맘무'의 시초죠. 당시엔 앨범 준비하면서, '불후' 무대 준비, 녹음에 안무까지 직접 다 짜느라 힘들었어요. 막상 무대하고 내려오면 짜릿하고 뿌듯했죠."
- 팬 연령층도 다양하죠. 솔라 "'불후' 때문에 중년층이 많이 알아봐 주세요. 어느 날은 어머니 친구가 어머니에게 '마마무라는 그룹을 '불후'에서 봤는데 노래가 좋다'고 하셨대요. 그때 어머니가 '솔라가 내 딸이야'라고 말해서 아주머니가 기절하셨대요.(문별 "진짜 기절하셨습니까.") 죄송합니다. 거짓말이에요. 많이 놀라셨대요.(웃음) 그때부터 아주머니께서 많이 연락 와요. 다른 걸그룹에 비해 팬층이 넓은 이유는 '불후'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휘인 "택시를 잡으려고 길을 지나가고 있는데 백발 할머니가 '마마무네' 이랬어요. 정말 평범한 차림으로 지나가고 있었는데 알아봐 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 마마무 하면 애드리브죠. 문별 "'음오아예' 때 '무드립'을 했어요. 하도 애드리브를 하니까 아이디어 고갈사태가 왔어요. '알타리도~ 무말랭이도~'라고 짰는데 리허설 때 정말 창피했어요." 화사 "회의 때 반수면 상태였어요. 회의를 하고 정신을 차려 보니 이미 무대였어요. 그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제대로 못 했는데 그게 더 수치스러웠어요.(웃음)"
- '데칼코마니' 땐 '정우성 나랑 사귈래'라는 애드리브를 했죠. 솔라 "청룡영화제 때였는데 우리 영상 중에서 조회수가 가장 높아요. 하루 만에 100만 뷰를 넘었어요." 문별 "영화제에 가면 배우분들의 반응이 묵묵하다고 들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의외로 격한 반응을 해 주셔서 영광이었어요. '정우성 나랑 사귈래' 할 때도 마침 정우성 선배님이 카메라에 잡혔고요. 정우성 선배님도 즐거워하셨지만, 그 앞에 있었던 하정우 선배님도 신나 해서 감사했어요. 처음에 회사에서 아이디어를 주셨고, 크게 지르라고 했어요. 그런데 정말 부담됐어요. 하기 전까지 고민이 됐어요. '정우성'이라는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떨렸어요. 지금껏 했던 무대 중 가장 못 했던 무대예요."
- 그 이후로 '데칼코마니'가 역주행을 했죠. 솔라 "'데칼코마니'가 생각보다 기대에 못 미쳐서 회사 내에선 싱글벙글하진 않았어요. 애드리브 덕에 역주행했죠." 휘인 "당시 나라에 큰일도 있었어요. 안 좋은 시기가 맞물렸죠. 애드리브 때문에 음원 차트 1위를 했어요."
- 마마무 노래 제목은 다 신기해요. 유행어도 만들었죠. 화사 "그건 전부 다 김도훈 대표님의 아이디어예요. 대표님의 아이디어가 어마어마해요." 문별 "우리도 깜짝깜짝 놀라요. 아이디어를 주시면 그 안에서 우리가 많은 시도를 하고, 우리 걸로 만들어요. '아재개그'도 이런 식으로 만들었어요."
- 마마무는 네 명이 모여야 힘이 솟는 것 같아요. 문별 "한 명만 있으면 부끄러워서 말을 이렇게 못해요. '쫄보'예요. 말을 이렇게 못해요. 시너지가 없어요. 넷이 모여야 마음이 편해요. 서로 잘 아니까 하나 말하면 탁탁 뒷받쳐 줘요."
- 혼자서 활동한다면 어떤 걸 해 보고 싶나요. 휘인 "개인적인 활동이 많이 없어서 아직 익숙지 않아요. 저 같은 경우에 긴장을 정말 많이 해요. 혼자 해도 편한 걸 해 보고 싶어요. 예를 들면 라디오 같은 거요."
- 넷이 돈독한 느낌이에요. 문별 "징그럽게 많이 봤어요. 벌써 7년째예요. 고등학교 때 만났는데 벌써 성인이잖아요. 휘인이가 스물셋이라고 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요. '소름 끼칠 정도로 오랜 시간을 같이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화사 "예전엔 고향 친구들에게 애틋함을 느꼈어요. 그런데 이젠 멤버들을 봐도 애틋해요. 힘들게 함께 했던 사람들이 오래간다고 하잖아요. 매일 붙어있어서 미울 때도 있지만 미운 게 미운 게 아니에요."
- 싸우진 않나요. 문별 "싸우지만 오래가지 않아요. 언니 동생이 싸우면 짜증 한 번 내고 금방 잊잖아요. 모두 스무살과 청춘을 마마무와 보내는 거잖아요. 제 일부분을 나누는 것 같아요. 나중에도 전 마마무 문별로 남을 거잖아요. '나의 틀'이라고 해야 하나. 전우 같은 느낌이에요. 어디 가나 내 편인 사람들이죠."
- 솔라와 문별은 '후천성 쌍둥이'라고요. 문별 "하는 행동이 솔라 언니랑 비슷해요. 누가 질문을 하면 똑같은 타이밍에 똑같은 대답을 해요. 마마무 TV에서 팬들에게 목소리만 들려주고 맞춰보라고 했는데 우리도 헷갈리더라고요. 가끔 징그러워요.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요.(웃음)" 솔라 "식성, 말투도 비슷해요. 가끔 '네가 이런 걸 좋아했어?'라며 놀란 적도 많아요. 매일 봐서 닮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요."
- 서로 흡수를 잘하나 봐요. 문별 "솔라 언니를 닮기도 했지만 동생들과 닮아진 것도 많아요. 동생들이 자주 쓰는 '하게'라는 말투를 배웠어요." 솔라 "어떤 분이 저한테 교포냐고 묻기도 했어요. 말투가 서울 사람 같지 않고 뭔가 섞인 것 같다면서요. 아마도 동생들의 사투리를 재밌다고 따라 하다 보니까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