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무하면 떠오르는 두 수식어가 있다. '믿듣맘무(믿고 듣는 마마무)'와 '비글돌'. 노래를 잘하고 무대에서 잘 놀아 붙은 별명이다.
그러나 직접 만난 마마무는 매우 낯을 가렸다. 사진 찍을 땐 어색함을 그대로 드러냈고, 음식이 앞에 있는데도 멀뚱멀뚱 쳐다만 봤다. 맥주를 눈으로 마실 기세였다.
10여 분이 지났다. '비글돌' 아니랄까 봐 어느새 이들은 '수다 장'이 열렸다. '디스전'을 방불케 했고, 사투리도 써가며 웃고 떠들었다.
마마무는 기존의 걸그룹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앨범에 80~90% 참여하고, 직접 의견을 내며 자신에게 맞는 음악 옷을 입는다. 그렇게 트레이닝이 됐고, 장점을 잘 활용했다. '보컬돌'로 탄생하게 된 비결 중 하나다.
"마마무는 앨범 참여도가 높은 그룹이에요. 신인 때 의견을 제시하면 건방진 그룹이라고 오해를 하셨어요. 처음엔 많이 당황했지만 이제는 원래 '이런 그룹이지. 이게 너희 색깔이야'라고 이해해주세요."
낯가리는 마마무의 첫 만남부터 '암흑 시기' 연습생 시절, '나도 말할 것 같으면'으로 1위 가수가 되기까지의 성장 과정을 낱낱이 공개한다.
-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 솔라 "맥주, 소주 모두 한 잔이에요. 정말 약해요. 마시면 얼굴이 분홍색으로 바뀌어요. 그리고 잠이 들어요. 더 마시면 토하고요." 화사 "주량이 줄었어요. 맥주 큰 걸로 한 캔 마시면 어지러워요." 휘인 "한 모금만 마셔도 기분이 좋아져요. 맥주는 빨리 마시는 편이라 그런지 금세 알딸딸해져요. 그래도 집에는 정신 차리고 잘 들어와요. " 문별 "자몽이 들어간 소주를 두 병 정도 마신 적이 있는데, 솔라 언니가 저한테 징그럽다고 했어요. 집에 데려다 달라고 말했는데 혀가 막 꼬였대요.(솔라 "정말 징그러웠어요.")" - 멤버들끼리 술자리를 자주 갖나요. 휘인 "넷이서 같이 마시진 못하지만 두 명씩 자주 마시는 편이에요." 솔라 "다 같이 모일 땐 고기를 먹지 술을 마시진 않아요."
- 숙소 생활하나요. 솔라 "아뇨. 한동네에서 따로 살아요." 화사 "횡단보도 건너면 바로예요." 휘인 "다 혼자 사는데 저는 동생과 살아요."
- 낯을 가리기로 유명해요. 솔라 "아까 사진 찍을 때 어색해서 표정이 굳었어요. 지금은 좀 괜찮아졌는데, 정말 낯을 많이 가려요." 화사 "무대에서는 정말 잘 노는데 대기실에 모르는 사람이 있으면 조용해요. 진짜 낯을 많이 가려요. 낯가림은 현재진행형이에요."
- 오해를 해명할 생각은 없나요. 화사 "그게 저희 모습인 것 같아요. 사람이 즐거울 때도 있고 쉬고 싶을 때도 있잖아요. 낯가리는 면도 인간적으로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방송과 평상시 모습은 달라요. 우리 실제 모습을 숨기면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 같아요."
- 가장 많이 받는 오해는 뭔가요. 문별 "신인인데 요구가 많다는 말을 들었어요. 마마무는 앨범 참여도가 80~90% 정도 돼요. 신인 때 '이런 부분은 이렇게 해도 될까요?'라고 제안하면 대부문의 사람들이 '신인이 저런 말을 한다'며 건방지다고 오해했어요. 제안하는 건데 안 좋은 눈으로 보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 많이 당황했어요. 이젠 현장 가면 '원래 이런 그룹이지. 이게 너희 색깔이야'라고 이해해주죠. 얌전해도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신인이라 현장에서 의견 제시하는 게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화사 "김도훈 대표님이 '우리는 공동 파트너'라고 말씀을 했어요. 말을 안 하면 서로의 생각을 모른다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하고 싶은 말을 계속하는 편이에요." 문별 "우리 음악이니까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트레이닝을 받았어요. 월말 평가를 받을 때도 우리가 안무를 구성할 수 있게 해주셨어요. 우리에게 맞는 옷을 계속 찾을 기회가 주어진 것 같아요."
- 첫 만남에도 낯가렸겠네요. 일동 "정말 많이 가렸어요." 솔라 "어색한 것도 있었지만, '어떻게 관계를 유지하면 좋을까. 이 사람들과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 서로 첫인상이 어땠나요. 문별 "다른 소속사에서 휘인이를 가장 먼저 만났어요. 그때 휘인이가 막내였는데 별로 안 친했어요. '날 싫어하나'라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뭐 먹으러 갈래?' 하면 '동생 돌보러 가야 해요'하고 집에 갔어요. 그러다가 다시 만났는데 몇 년 알고 지낸 친구처럼 다가오더라고요. 그래서 편하게 지낼 수 있었던 거 같아요.(휘인 "그땐 가까워지려는 노력조차 안 했어요.") 화사는 개성이 강한 친구가 있다고 익히 들어왔어요. 들어오자마자 '네가 그 혜진(화사 본명)이구나' 했죠. 솔라 언니는 저보다 한 달 전에 회사에 들어왔는데 나이 터울이 적어서 가장 먼저 친해졌어요. 근데 저보다 어린 줄 알고 반말을 했어요. 나중에 나이를 알고 동안이라고 생각했죠." 솔라 "문별이 저에게 다짜고짜로 반말하고 '저 친구'라고 불렀어요. 기분이 나빠서 싫어했어요. '얘랑은 친할 수 없겠구나'하고 선을 그었는데 매일 얘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까워졌어요. 그러다가 오해가 풀리면서 친해졌죠." 문별 "저도 솔라 언니에 대한 오해가 있었어요. 단체 사진을 찍는데 첫 만남에 갑자기 뒤에서 안더라고요. '이상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했죠. 서로 안 좋아했어요. 나중엔 웃으면서 풀었죠.(웃음)"
- 어떤 계기로 친해졌나요. 휘인 "계속 같이 부대끼고 연습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친해진 것 같아요." 문별 "처음에 각자 자취를 하다가 숙소 생활을 했어요. 그때부터 서로 의지하게 됐어요."
- 최근 '나로 말할 것 같으면'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죠. 솔라 "많은 분이 노래를 많이 들어주시고 관심 가져줘서 행복하게 마무리 지었어요. 지금까지 발표했던 앨범 중에 가장 좋은 기록을 낸 앨범이라 의미가 있고 애착이 가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음악을 들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앨범이에요."
- 만족하나요. 솔라 "앞으로 지금 앨범보다 업그레이드된 걸 보여야 하니까 부담감도 있는데 기분은 정말 좋아요."
-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화사 "항상 앨범 활동 끝나면 아쉬움이 남아요. '이때 이렇게 할걸'이라는 말을 자주 해요."
- 올해 초 골든디스크를 받았죠. 화사 "열심히 하고 상을 받아서 기분이 좋았어요." 문별 "올해도 열심히 했으니 또 받고 싶어요."
- 화사와 휘인은 중학교 동창인데 사회생활도 같이 하고 있어요. 화사 "말로는 '스무 살 넘어서도 같이 하게'라고 했는데 진짜 실현될 줄은 몰랐어요. 항상 붙어 있다 보니 옆에 있는 게 당연한 느낌이에요."
- 서울은 어떻게 같이 올라왔나요. 화사 "오디션을 같이 보러 다녔어요. 휘인이 집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서울에서 오디션 붙었다는 전화를 받았고, 온 집안을 소리 지르고 뛰어다녔던 기억이 나요. 그때부터 당연히 우리는 같이 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 단짝일 수밖에 없겠네요. 휘인 "네. 둘이 같이 있어야 일이 잘 풀리더라고요. 오디션을 따로 보면 이상하게 잘 안 됐어요. 몇십 번을 봤는데 계속 떨어지고, 매번 똑같아서 긴장감이 없었어요. 그래서 집과 오디션장에 뻥치고 중간에 샜어요. 한강 가서 먹고 놀았죠. 그때 '우리 다 컸다잉. 우리가 가수가 될 수 있을까' 이러면서 '고딩 감성'을 뿜었죠.(웃음)"
- 연습생 생활을 몇 년 정도 했나요. 문별 "네 명이 함께 3년을 연습했어요. 전 다른 곳에서 1~2년 돌아다니다가 왔어요. 끝까지 갔다가 떨어지고를 반복했죠. 기회를 못 잡으면 울고 그랬어요. 아마도 마마무가 되려고 그랬나 봐요." 화사 "다들 각자 1~2년 정도 연습생 생활을 했어요." 휘인 "화사와 한동안 농땡이를 치다가 마지막으로 오디션 하나 보라고 연락이 왔어요. 그런데 둘 다 탐탁지 않았어요. 또 어디 놀러 갈까 궁리를 하고 있었죠. 지금의 사장님이 걸그룹을 만든다고 했는데 말씀을 너무 잘하셔서 사기꾼 같기도 했고요. 속는 셈 치고 오디션을 봤는데 지금의 회사였어요. 그 오디션이 신의 한 수였어요. 안 새길 정말 잘했죠. 그랬으면 아직도 한강에서 '다 컸다잉'하고 있겠죠.(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