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가족들의 예능 출연을 두고 금수저, 흙수저 논란이 일고 있다. 육아 예능으로 시작해 가족 예능으로 예능가 트렌드의 범위가 넓어졌고, 이에 따라 연예인 가족의 방송 진출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해졌다.
tvN '둥지탈출'은 여섯 명의 부모와 여섯 명의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둥지를 떠나 낯선 나라에서 자급자족 생활에 도전한다. 대부분 방송에 얼굴을 비친 경험이 없지만 누군가의 아들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딸의 연애를 엿보는 연예인 아빠의 이야기를 담는 E채널 '내 딸의 남자들: 아빠가 지켜보고 있다'도 마찬가지. SBS '미운 우리 새끼'·KBS 드라마 '엄마의 소개팅' 등에선 연예인 자식의 부모가 주인공이다. 부모 자식을 넘어 연예인의 아내들도 등장했다. SBS '싱글와이프'의 박명수 아내 한수민·남희석 아내 이경민 등이다. 두 사람 모두 본업은 의사이지만 연예인의 아내 자격으로 방송에 진출했다.
이 같은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 2015년 방송된 SBS '아빠를 부탁해'에서는 연예인이 되려는 2세들이 출연했고, 방송으로 얼굴을 알린 후 실제로 연예인의 꿈을 이뤘다. 평범한 시청자들에겐 연기력이나 외모가 뛰어나지 않지만 '아빠를 부탁해'를 통해 인지도를 쌓아 캐스팅된 것으로 비쳤다.
최근 스타 가족들의 예능 출연이 더욱 문제시되는 것은 현 사회 분위기와도 관련 있다. 최순실·정유라 사태 이후 다수의 청년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고, 이 분노의 일부가 예능가로 옮겨붙었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최근 정유라 사태에 분노한 평범한 시청자들의 시선이 가족 예능으로 향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평범한 연예인 지망생들의 기회를 박탈한다는 지적이 있다. 별다른 노력 없이도 누군가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쉽게 스타가 될 수 있었기 때문. 연예인이 되려는 가족뿐 아니라 다른 본업을 가진 가족들 또한 사업 등의 목적을 위해 방송에 진출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사자들도 할 말은 있다. '싱글와이프'에 출연 중인 남희석은 "연예인 가족 때문에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비판을 접했다. 그러나 출연진은 스타가 되려는 사람들이 아니다. 아무리 연예인의 자녀라도 실력이 안되면 도태된다. 자연스럽게 걸러질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박명수는 "실력과 진정성이 우선이다. 가족의 힘을 빌려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