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인천공항에서 헤어진 두 소년의 눈빛은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돌아선 이들의 모습은 보름 전과는 몰라보게 늠름해져 있었다. 지난달 19일부터 31일까지 이어진 독일 원정에서 '팀 차붐(Team Chabum)'의 수문장을 번걸아 맡은 이민재와 안현서의 얘기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꿈나무들로 구성된 팀 차붐은 유망주 드림팀(차범근 축구상 수상자 11명 외 대한축구협회 추천 3명 포함)'이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 차범근 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이 차범근시상식 30주년을 앞두고 축구 꿈나무들에게 '축구 선진국'을 경험하고 현지 유소년팀 매치를 통한 자신감을 선물하고자 마련한 프로젝트다.
지난달 29일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의 유스 축구센터에서 열린 아우크스부르크 14세 이하(U-14) 팀과독일 원정 마지막 경기에서 3-2로 이긴 팀 차붐은 11박12일간 이어진 이번 원정에서 2승2패(다름슈타트 1-2패·드라이아이히 6-1승·프랑크푸르트 0-1패)를 거뒀다.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민재와 안현서는 이 기간 눈부신 선방을 이어오며 팀의 최후방을 든든히 지켰다.
두 골키퍼는 색깔이 다르다. 이민재는 신장이 크지 않지만 동물적인 반사능력과 빌드업 능력이 돋보인다. 반면 중1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큰 키의 안현서는 막강한 제공권과 안정적인 방어능력을 갖췄다. 성격도 정반대다. 이민재는 밝고 활달해 누구와도 금방 친해지지만 안현서는 낯을 많이 가리고 예민한 편이다.
하지만 두 소년은 같은 꿈을 꾸고 있다. 독일 원정 기간 내내 룸메이트로 지낸 이들은 향후 이운재, 김병지처럼 한국 축구의 전설적인 골키퍼가 되는 것이 꿈이다. 이민재와 안현서는 "독일에서 소중한 경험을 발판으로 더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