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tvN 주말극 '명불허전'에서는 2017년에 적응해가는 조선의 천재 한의사 김남길(허임)의 모습이 그려졌다.
김남길에겐 모든 것이 신기했다. 자동차도, 병원의 첨단 기기들도, 김아중(최연경) 같은 여자들도 의원의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양반이나 먹는 흰 쌀밥과 고기도. 그에겐 놀라운 것들 뿐이었다.
그런 김남길의 모습이 김아중에겐 정신이상자로 느껴졌다. "조선에서 왔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그에게 "어느 정도는 믿는다"고 말하긴 했지만, 몰래 정신의학과 진료를 받을 수 있게 손 쓰기도 했다.
김남길은 조선시대 명의가 아닌 어린 아이처럼 2017년 생활을 즐겼다. 김아중의 환자가 수술을 앞두고 그의 밥을 탐내자 자기 것을 빼앗길까 전전긍긍하면서도 사회적 체통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갈등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허임을 연기하는 김남길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활약 중. 영화 '해적' 정도를 제외하곤 언제나 진지하고 무거운 캐릭터를 연기했던 그다. 그가 허임으로 등장했을 때 기대와 우려는 반반이었다. 그러나 첫 방송 직후부터 우려는 사라졌다. 능청스러운 연기로 '잔망 허임'을 훌륭히 소화한 것.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지질남을 귀엽게 표현하며 초장부터 여심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불과 얼마 전까지 '나쁜 남자'였고 '무뢰한'이었다. 이렇게 작품 속 여자들을 울렸던 그는 이제 TV 앞 여자들을 맘껏 웃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