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가 개봉 19일째 누적관객수 1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송강호는 역대 최초 '트리플 천만 배우' 반열에 올랐다. 송강호로서는 '괴물(2006)'. '변호인(2013)'에 이어 세 번째 1000만 필모그래피다.
특히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2013·935만338명)'를 시작으로 '변호인(2013·1137만4871명)', '관상(913만5806명)', '사도(624만7652명)' '밀정(750만457명)'까지 여섯작품 연속 흥행에 성공,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송강호만의 존재감을 뽐냈다.
단 1년 정체기가 있었지만 그 이전에도 송강호의 성적은 화려했다. 송강호에게 첫 1000만 기쁨을 안긴 '괴물(2006년·1091만7221명)'을 비롯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년·668만6054명)', '의형제(2010·541만6829명) 등도 흥행에 성공했다.
송강호는 최근 일간스포츠가 국내 5대 투자배급사를 상대로 진행한 '2017 충무로 티켓파워' 설문조사에서도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작품을 살려내는 송강호라는 배우의 연기력과 이를 뒷받침 하는 흥행 성적이 일궈낸 결과다.
송강호가 선택하는 시나리오는 곧바로 투자가 붙고, 작은 역할이라도 따내기 위해 각 소속사에서 분주하게 움직인다는 것은 이미 영화계에 잘 알려진 사실. 특히 배우로서 최고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시대극과 소시민적인 연기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는 것도 송강호의 평소 성정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실제 송강호는 최근 몇 년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시대극과 근 현대사 작품을 집중적으로 택해 눈길을 끌었다. 4·19혁명과 5·16군사쿠데타, 12·12군사 반란을 겪는 이발사의 이야기 '효자동 이발사'가 그랬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변호인', 일제강점기 일본경찰 황옥의 이야기를 담은 '밀정' 역시 그 연장선상이다.
여기에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삼은 '택시운전사'까지 추가하면서 '송강호 영화를 보면 근현대사를 공부할 수 있다'는 반응도 얻어냈다.
또 '변호인'과 '택시운전사'는 담고 있는 묵직한 메시지와 시대상으로 인해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어 출연을 망설이기도 했던 작품. 겸손함에서 비롯된 속내였지만 운명인 듯 두 작품 모두 1000만 고지를 넘으면서 '송강호가 망설이면 대박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송강호는 그간의 인터뷰를 통해 "아픈 역사로 희생당한 이들의 고귀한 정신을 진정성 있게 담아 진실을 알리고 싶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송강호의 굳건한 의지와 진심이 '트리플 천만배우'라는 기록적 역사를 완성한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