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의 9월 총파업이 예고된 가운데 가요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인들이 나설 수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은 MBC 라디오국 파업이 시작된 28일을 기점으로 반 이상 불가능하다. 남은 것은 생방송 음악 프로그램이다. 5년 전 MBC 파업 당시보다 더 거센 제작 거부 파동이 일면서 신인들은 신곡 한 번 보여 주지 못하고 활동을 끝낼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28일 다수의 가요 기획사들은 저마다 긴급 회의를 열고 이번 주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입을 모았다. 방송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주 KBS2 '뮤직뱅크'는 원래 연출했던 PD들이 메가폰을 잡는다. 구성원 일부가 파업에 참여하면서 당장 파행 길을 걷는가 싶었으나 한 주 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한다. 내주부터는 부장급이 현장에 뛰어나와 결방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유력하다. MBC는 29일 총파업 찬반 투표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이다. '쇼!음악중심' 최행호 PD는 "아직 결방에 대해 이야기한 적 없다. 투표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요계 인사들은 "파업을 이해하고 수긍하지만, 애써 키운 신인이나 이제 막 빛을 보기 시작한 아이돌은 활동을 흐지부지하게 끝낸다면 또 언제 빛을 볼 기회가 있을지 모른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오를 수 있는 무대도 한정돼 있는데 그마저도 없어진다면 어디로 가야 하냐"면서 "케이블이나 다른 플랫폼도 방법이겠으나 그래도 지상파에서 무대를 갖냐, 갖지 않냐 차이는 엄청나다"고 전했다.
9월부터는 파업도 있지만 엑소·방탄소년단·태민·이하이·젝스키스 등이 컴백하고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신의 정세운·MXM·JBJ 등이 새 앨범을 낸다. 따라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나 터지면 다행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프로모션차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해야 하는데, 그런 기회가 신인에게 올 리 만무하다. 제대로 한 번 보여 주지 못하고 쉬이 묻힐까 노심초사하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실제로 MBC 파업 동참 명단엔 '무한도전' 김태호 PD, '쇼!음악중심' 최행호·허항 PD, '복면가왕' 노시용·오누리 PD 등 인기 프로그램 연출진이 대거 포함됐다. KBS 예능의 한 관계자는 "파업 관련 회의를 진행 중에 있다. 얼마나 파업이 길어지고 확대될지 우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프로모션 계획 전면 수정까지 열어 두고 고심하고 있다. 결방이 안 된다 하더라도 연출자가 바뀐다는 것 또한 부담"이라며 고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