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가 오는 10월 12일 개막한다. 부국제 측은 31일 공식 포스터를 공개하며 대중의 시선 모으기에 나섰다. 부국제 측은 "공식 포스터 선정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는 작품 및 해외 게스트 초청, 부대행사 기획 등 영화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국제는 지난해 뼈아픈 성장통을 겪었다. 지난 2014년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두고 정치적 외압 논란이 일었고, 영화인들은 이에 항의하며 일제히 보이콧에 나섰다. 매년 가을 해운대를 가득 채우던 영화인들이 사라지자 껍데기만 남은 초라한 축제가 됐다.
올해는 달라질까. 대다수가 "지난해처럼 초라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이콧 사태는 없을 거다. 지난해에는 부산을 찾으면 오히려 욕 먹는 분위기였지만, 올해는 다르지 않나. 배우들을 비롯해 많은 영화인들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산재된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먼저 김동호 이사장과 집행위원장 강수연의 문제다. 지난 7일 부국제 사무국 전직원 일동이 '기대와 달리 취임 이후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지금껏 보여 온 영화제 대내외 운영에 대한 소통 단절과 독단적 행보는 도가 지나치다. 두 번의 영화제를 개최하는 동안 실무자에 대한 불통과 불신으로 직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는 공식 성명서를 발표한 것. 2015년부터 부국제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해온 강수연은 결국 올해를 마지막으로 사퇴한다. 그는 "최근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김동호 이사장과 함께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보이콧 문제도 아직 완벽히 해결되지 않았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영화인 단체 네 곳은 여전히 보이콧을 철회하지 않았다. 지난해처럼 대대적으로 보이콧을 외치는 상황이 아니더라도 예년처럼 영화인 모두가 부국제를 찾을 분위기도 아니란 이야기다.
정권이 바뀌었다. 그러나 아직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명예는 회복되지 않았고 부산시는 사과하지 않았다. 지난 6월 영화인들과 정부 부처가 모여 진행한 부국제 정상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는 "문제가 되는 영화계 현안에 한 목소리를 내오던 기존 영화계의 분위기와 배치되는 현재 상황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떤 해결책이 있을지 다들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