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신인들은 무리해서라도 선행승부를 펼치며 입상 진입을 노리는 소위 '신인다운 경주'에 집착했다. 그러다가 자리잡기에 실패할 경우에는 강자중심의 경주흐름에 휘말려 힘쓸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 신인들은 의도적인 견제를 받거나 자리잡기가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노련한 선배 선수들과의 몸싸움도 불사한다. 또는 라인 전환으로 입상에 성공하는 등 그 패기가 예사롭지 않다.
특히 22기 '최대어'로 손꼽히는 아마추어 싸이클 황태자 최래선(30·S1반)과 동기 중 가장 먼저 특선급 안착에 성공한 정해민(27·S1반)은 기존 특선급 선수들도 실력면에서 쉽게 상대할 수 없는 신인으로 분류되고 있다.
최래선은 특선급 데뷔전을 우승으로 장식하며 산뜻하게 시작했다. 부산 22회 차 특선급 결승전(7월 30일) 경주에서는 호남팀 선배 이명현, 창원팀 황무현과 협공으로 당시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정하늘을 완파하는데 앞장섰다. 최근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수도권 선수들을 위협할 수 있는 대항마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 줬다는 평가다.
경륜 1기 출신 정행모의 아들인 정해민은 큰 키와 갑옷을 두른 듯한 근육질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를 바탕으로 특선급 선수들을 위협하며 최근까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훈련원 졸업 순위는 8위에 그쳤지만 동기생 중 가장 빨리 특선급에 오르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 주고 있다.
강준영(32·S2반)과 김민준(25·S3반)도 특선급의 새로운 선행강자로 이름을 알리며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강준영은 광명 30회 차 토요경주(8월 12일)에서 본인을 견제하는 슈퍼특선반 이현구를 상대로 과감한 내선마크 작전을 펼치며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비록 지기는 했지만(이현구 외선마크 2착·강준영 내선마크 3착) 이현구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경주였다.
이 밖에 우수급 선수들 활약도 뛰어나다. 박진철과 김제영, 양승원, 윤현구, 황준하는 강력한 선행력을 바탕으로 본인 중심으로 경주를 운영해 나간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이 가운데 윤현구와 양승원은 인지도 높은 강자나 경쟁 상대 앞에서 치고 나서는 운영을 하다가도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젖히기를 섞어 주며 실리를 챙기는 운영을 펼치고 있다.
윤현구는 경륜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형 윤현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우수급 안착에 성공한 케이스다. 부산 21회 차 토요경주(7월 22일)때 '태만실격'이 다소 아쉽지만 경험이 더 쌓인다면 이보다 발전된 모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