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민간인이다. 민간인에게는 수사권이 없다. 결국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취재다. 때문에 수사기관이 그 바통을 이어주길 바란다. 과연 이 같은 요청에 응답해 줄지 단순히 궁금증이 증폭된다. 다큐멘터리 영화지만 영화계의 울타리를 이미 훌쩍 뛰어넘은 작품이다.
1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저수지 게임(최진성 감독)'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날 행사에는 최진성 감독을 비롯해 주진우 기자, 김어준 총수가 참석해 영화를 처음으로 공개한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저수지 게임'은 BBK 주가조작사건, MB 내곡동 사저 비리 보도를 통해 MB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시사IN의 탐사보도 전문 기자 주진우가 국내외를 넘나들며 취재한 비자금 추적을 스펙터클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이명박 전문가 주진우의 5년간 집념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스타일리쉬한 그래픽과 긴장감 넘치는 편집, 감각적인 음악가지 영화적 재미까지 더해 '공범자들' '김광석'에 이어 관객들의 지지를 얻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기대를 모은다.
주진우 기자와 김어준 총수에 따르면 '저수지 게임'은 대선 전 이미 제작이 완성된 작품이었다. 법적 검토를 하며 개봉 시기를 끊임없이 지켜보고 있었다고.
주진우 기자는 "원래 대선은 12월에 한다. 그래서 이 영화를 대선 몇 개월 전에 개봉 시키려고 했다. 소송에 휘말리거나 도망가야 할 일은 감수하고 준비했다. 그런 것을 알고도 감독님이 용기내 주셨다. 대선 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려고 생각하긴 했다"고 고백했다.
김어준 총수는 "실제 영화 자체는 대선 전에 완성됐다. 3년 전 처음 기획됐고, 촬영 기간은 1년이 조금 넘는다. 편집은 대선전인 4월에 마무리 됐다. 그 이후 법적 검토를 했다. 개봉 시기는 시국과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 아니다 보니 지금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기를 기다린 셈이다. 정권이 교체되지 않아도 개봉은 했을 것이다"며 "마을회관에서라도 개봉했을 것이다. 다음 정부는 이해를 해주십사, 일종의 요청처럼 개봉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저수지 게임'의 빅픽쳐는 영화의 스토리를 현실로 끌어내 수사기관에서 바통을 이어받아 주는 것이다.
"이 영화는 민간인의 취재로만 진실을 밝히기 어려운, 한계가 있는 이야기를 그렸다"고 말한 김어준 총수는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개봉한 후 공적인 수사기관이 바통을 이어 받아 성공담으로 만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진심을 표했다.
이와 함께 김어준 총수는 영화의 아쉬운 점에 대해 꼬집기도 했다. 실명을 넣는 것은 법적 검토 끝에 넣지 않기로 했고, 제보자나 관련 인사들 역시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삐' 처리를 하거나 아예 편집에서 제외 시켰다고. 김어준 총수는 "우리가 거기까지 방어할 수는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결국 미완성작이다. 박영수 특검, 채동욱 전 검찰총장, 윤석열 지검장 등을 VIP시사회에 초대했다. 그 중 박영수 특검과 채둥욱 전 검찰총장은 참석 확답을 보냈다. 근데 우리가 원하는 건 윤석열 지검장이다. 현직 검사들이 꼭 와서 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뉴스가 다루지 못하니 영화로 제작했고, 그 후폭풍은 이제 두고 볼 일이다. 과연 영화와 현실, 취재와 수사의 콜라보레이션이 현실화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수지 게임'은 9월 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