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에게 리듬파워 말고 또 다른 수식어가 붙었다. 바로 Mnet '쇼미더머니6' 우승자. 랩 서바이벌에서 정상에 오른 행주는 다수가 인정하는 랩스타가 됐다. 밝고 경쾌한 랩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증명했고, 행주 또한 자신감을 되찾았다.
5개월 치열했으니, 5주 정도는 기쁨을 만끽해도 될 것 같은데 행주는 "우승은 우승일 뿐이에요. 중요한 건 이 다음이죠"라며 승리의 기쁨에 도취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쇼미4'에서 1차 탈락을 해봤기 때문에 아는 거예요. 탈락 후 솔로앨범을 냈는데 우승보다 더 멋진 앨범을 냈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라며 "지금 받은 결과가 좋건, 나쁘건 다음 스텝에서 무얼 보여주느냐가 중요해요. 음악을 계속할거니까요"라고 조언했다.
웃음기 없는 표정 속에서 대단한 각오를 엿볼 수 있었다. 준비 중인 리듬파워 앨범에 행주의 어떤 이야기들이 담겼을지 벌써부터 기대됐다.
-프로그램에 무슨 마음으로 임했나. "심하게 몰입했다. 내가 몰입하고 있다는 걸 알면도 더, 더 채찍질했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 같다. 그런 몰아붙이는 것들이 나에게 부정적으로 다가온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자극제가 됐다. 파이널 무대에 올랐는데 1차부터 했던 모든 무대나 과정들이 스쳐지나가더라."
-대기시간이 길었다고. "언제 불릴지 모르니까 잠깐 이동조차 하기 힘들다. 24시간 꼬박 대기하고 다음날 막바지에 불린 경우도 있다. 1대1 배틀 때 보이비가 공동 3등을 했고 내가 공동 1등, 공동3등 다음으로 5등을 했다. 이게 기분은 좋았는데 예선 순서가 해당 순위가 낮은 래퍼부터 하니까 나는 거의 막바지였다."
-준비 과정은 어땠나. "3주 시간이 주어지는데 나에겐 연습시간이 일주일뿐이었다. 다른 팀은 가사 쓰고 연습하는데, 나는 비트가 늦게 도착했다. 그래도 지코와 딘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고 그래서 원망하지 않았다. 분명 좋은 노래 줄 것을 알았기에. 실제로 '레드썬' 비트 듣고서 '아 이래서 늦었구나' 싶었다. 욕심이 생겼고 '쇼미더머니' 시즌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무대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레드썬'은 어떻게 탄생했나. "딘 작업실에 모여 어떻게 비트를 해석해야 할까 고민했다. 이전까지는 어느정도 구상이 되어서 나에게 비트가 넘어왔는데, '레드썬'은 아무것도 없었다. 지코, 딘도 '진짜 멋있는데 모르겠다'고 했다. 지코가 불끄고 라이터로 장난치다가 '레드썬'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 단어가 나오자 마자 우리 모두 아이디어를 막 냈고 모든 것들이 가사가 되고, 무대 장치가 됐다."
-참가자들 중 무대가 가장 화려했다. "지코한테 정말 고맙다. 제작진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설명해주고 꼼꼼하게 체크한다. 촛불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꺼질 듯 말듯한 촛불을 원한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곡의 분위기에 맞춰 왜 이 장치가 필요한지 제작진을 설득했다. 다들 좋은 무대를 위해 욕심을 내줬다."
-스윙스 피처링에 호불호가 갈린다. "정말 필요했다. 내가 스윙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갑인데 형같은 행보를 걸어온 래퍼다. 내가 늦게 랩을 시작하긴 했지만 그는 언제나 앞섰다. 특히 '쇼미'에 남긴 업적이 크다. 그런 친구가 내 무대 피처링을 한다는 것에 굉장한 의미가 있을거라 생각했다. 또 관객에 최면을 거는 래퍼는 스윙스밖에 없다. 힘을 빼다가 빌드업을 확실히 시켜주는 완벽한 무대를 하고 퇴장했다."
-결승 1차에선 한솥밥 식구였던 자이언티가 나왔다. "내가 부탁했다. 자이언티가 아니라면 보컬을 아예 쓰고 싶지 않다고 말했을 정도로 원했던 아티스트다. 그는 흑인음악 감성을 가진 리듬감 넘치는 완벽한 보컬이다. 이런 보컬이 몇 명 없다. 크러쉬, 자이언티, 딘 정도라고 본다. 이중 자이언티는 '베스트 드라이버' 준비할 때 내가 피처링을 부탁했었다. 그때 '양화대교' 연장선으로 느껴진다고 거절했는데, 이번에 '베스트 드라이버Z'로 부탁을 들어줬다."
-혹시 회사에서 싫어하진 않았나. "전혀 만류하지 않았다. 최자, 개코 형도 우리의 무대를 재미있게 본 것 같다. '쇼미'라서 나올 수 있는 콜라보였고, 그 대결 상대가 다이나믹 듀오 팀이라서 더 멋있었던 것 같다. 프로 대 프로의 대결로 봐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