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자동차 부식 결함 논란이 다른 일본차 업체들로 번지고 있다. 최근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토요타 '캠리'와 닛산 '알티마'에서도 녹이 발생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업계는 혼다 'CR-V'에서 촉발된 부식차 논란이 일본차 전체의 '녹 게이트'로 번지진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혼다 CR-V에서 촉발된 부식 논란 11일 업계에 따르면 혼다차 부식 결함 논란은 지난 4월 출시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CR-V의 일부 금속재 브래킷 등에 녹이 발견되면서 촉발됐다.
녹은 운전석 대시보드 아래 차체를 지지하는 금속 부품(브래킷)과 내부 철제 용접 부위 등에서 발생했다.
이와 관련 해당 차주들은 소비자단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하는 등 단체 행동에 나선 상태다. 이들은 교환·환불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혼다코리아는 사태 발생 2주가 지나서야 공식 사과 없이 "녹 발생 차량에 대해 무상 수리를 진행하겠다"고 밝혀 소비자들의 화를 키우고 있다.
급기야 YMCA 자동차안전센터는 지난 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혼다코리아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센터는 차량의 하자를 은폐하면서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판매해 재산상 이득을 취한 행위가 사기죄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센터 관계자는 "혼다코리아는 현재까지 녹 발생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차량 교환이나 환불 요구 등을 거절하고 있다"며 "녹·부식 문제가 불거진 차량을 녹 제거와 방청(녹 방지) 처리한 뒤 최대 500만원까지 할인 판매하며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요타·닛산 등 일본차 업계로 '불똥'
더 큰 문제는 혼다코리아의 이번 부식차 판매 논란이 일본차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데 있다.
일본차 업체 중 국내 점유율이 가장 높은 토요타의 최근 주력 모델인 캠리에서 녹이 발생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산하 자동차리콜센터에는 지난달 21일부터 2015~2017년식 토요타 캠리와 캠리 하이브리드 녹 현상이 집중적으로 접수되고 있다. 이날 현재 100여 건이 접수됐다.
이에 따르면 캠리 역시 혼다 CR-V와 마찬가지로 운전석 제동 페달 하부와 조수석 시트 내부, 차량 엔진 볼트 주변 등에서 녹슨 현상이 발생했다.
최근 같은 일본계 업체인 닛산의 알티마에서도 녹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보배드림' 등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관련 제보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혼다차에서 발견된 녹과 부식이 토요타·닛산 등 일본차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라며 "자칫 일본차 '녹 게이트'로 번지진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본차 다시 추락하나
업계는 또 일본차 업체들이 잇따라 부식 결함에 시달리면서 수입차 시장에 어느 정도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차 업체들은 올 들어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의 반사이익을 누리며 내수 시장 내 입지를 빠르게 넓혀 왔다.
지난 7월 기준 일본차들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22.5%로 지난해 15.5%에 비해 10% 가까이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하나같이 부식 논란에 휩싸이면서 하반기 실적이 곤두박질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혼다코리아는 지난달 541대를 판매해 '녹' 논란이 불거지기 전인 7월보다 46% 판매가 감소했다. 절반가량 판매가 급감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와 같이 사태가 더욱 커질 경우 일본차 업계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며 "일본차 업체들은 리콜 등 '사후 관리(A/S)'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