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가 달라졌다. 한층 성숙해지고 친절해졌다. 사람이 쉽게 바뀌진 않지만, 사람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고 음악을 대하는 고민 역시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
17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는 '친절한 현우씨, 가수 이현우' 편으로 꾸며졌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디자인회사에서 꿈꾸던 무대로 향한 이현우의 일상이 그려졌다.
이현우는 11월 진행될 단독 콘서트 준비로 한창이었다. 오랜만에 콘서트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현우는 "전직 가수라고 하거나 맛집 블로거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무대에 서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무대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고 '젊었을 때처럼 에너지와 시니컬하고 멋있는 무대를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도 많았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다양하고 깊어졌을 수 있다는 생각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과거 갑작스런 인기로 인해 거만해졌던 과거를 고백하고 인정했다. 올해로 데뷔 27년 차를 맞은 이현우. 90년대 초 '꿈'으로 데뷔, 깔끔한 외모와 여심을 사로잡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가요계를 강타했던 그는 '헤어진 다음날'로 다시금 가요계를 휘어잡았다.
이현우는 "어린 시절 인기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유치하지만, 이문세 선배가 진행하던 라디오에 갔었는데 주차장에서 팬들이 뛰어오면서 소리를 지르고 내 옷을 잡고 뜯더라. 굉장히 이상한 느낌이었다. 갑작스럽게 인기가 많아져서 '거만하다', '말이 없다'는 말들이 많았다. 그 당시만 해도 개인 대기실이 없었다. 큰 방에 다 같이 모여있었다. 인사도 제대로 못 하고 구석에 가만히 앉아 있었더니 그 모습을 보고 못마땅해했던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거만하다고 욕을 먹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김광민과 지금까지도 두터운 친분을 자랑하고 있는 이현우. 그때 당시 굉장히 예민했다는 김광민의 폭로에 이현우는 "안하무인까지는 아니었지만 신경질적이고 화를 자주 냈다"고 쿨하게 인정했다.
결혼 이후 확 달라졌다. 이현우는 "원래 결혼을 안 하려고 했다. 그냥 혼자 살 작정이었다. 총각 때는 '한 사람을 만나서 죽을 때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많이 했다. 사랑이 사라지고 처음 만났을 때 그 정도의 감정이 아니라면 같이 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 아닐까. 계속 그 감정이 이어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런 그를 180도 바꾼 사건은 바로 '결혼'. 이현우는 아내에 대해 "쾌활하고 밝은 여자다. 나와 반대인 사람을 만나니 좋았다. 결정적 계기는 아내의 다리가 너무 예뻤다"면서 수줍게 웃었다. 이후 동하, 주하가 태어난 이후 가족 중심의 삶으로 변화했다.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대화 나누는 게 자연스러워진 이현우는 '친절한 현우씨'로 거듭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