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는 풀이라고 하고, 다른 이는 꽃이라고도 한다. 은빛 꽃을 피우지만 해질 녘 석양을 받으면 황금빛으로 변한다. 자기들끼리 비벼대며 '서걱서걱'소리를 낸다. 사람들은 이를 운다고 표현한다. 가을이면 수 많은 사람들이 이 '으악새' 우는 소리를 들으러 산을 오른다. 억새이야기이다. 억새는 단풍 못지않은 가을산의 주인공이다. 대개 10월부터 11월 초까지 꽃을 피운다.
강원도 정선 민둥산은 영남알프스, 명성산 등과 함께 억새꽃 군락지로 유명하다. 민둥산은 이름 그대로 1118m 정상에 나무가 없이 헐벗었다. 그 드넒은 주능선 일대 66만㎡가 억새꽃으로 덮인다.
정상에 서면 거북이 등 모양의 능선에서 은빛 춤을 추는 억새 파도를 볼 수 있다. 함백산·가리왕산·태백산 등 인근 명산도 한눈에 들어온다. 민둥산 억새꽃은 이제 서서히 피기 시작해 11월 초순까지 은빛 물결을 이룬다.
억새꽃을 보기 위해서는 증산초등학교에서 출발해 해발 800m의 발구덕마을을 거쳐 왼쪽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억새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주능선을 따라 정상에 오른 뒤 발구덕마을을 거쳐 증산마을로 하산하면 된다. 왕복 약 9㎞이며 4시간 정도 걸린다.
억새꽃이 피기 시작하는 이맘 때 쯤 축제가 열린다. 올 해는 9월22일 개막해서 10월29일까지 이어진다. 오는 22일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산신제와 함께 가요제가 열린다. 오후 5시 20분부터 6시까지 민둥산운동장에서는 낙동농악시연과 아리랑 경창 등이, 밤 9시 20분에는 개막 축하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이외에도 관광객노래자랑, 명랑운동회, 떡메치기, 깡통열차운행, 감자전 부쳐먹기, 꿀 빨리먹기, 산상 엽서보내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