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이 '드라마 왕국'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진 뒤 왕권을 휘둘렀다. 편성을 대폭 변경하며 드라마에 힘을 불어넣었다. 이에 예능국은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다.
22일 tvN은 새 월화극 '이번 생은 처음이라'와 새 수목극 '부암동 복수자들' 편성을 기존 오후 10시 50분에서 70분 앞당겨 9시 30분으로 변경했다. 이는 오후 10시에 시작하는 지상파 3사 드라마보다 30분 앞선 시간으로, 파격 편성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파격 편성엔 '자신감'이라는 이유가 따른다. 일단 하반기 tvN 드라마 라인업이 좋다. 기대작으로 꼽힌다. 가장 먼저 편성 특혜(?)를 입는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이민기와 정소민을 중심으로 '홈리스' 정소민(윤지호)과 현관만 내 집인 '하우스푸어' 집주인 이민기(남세희)가 한 집에 살면서 펼치는 로맨스다. 관계자에 따르면 "'싸우자 귀신아' '식샤를 합시다' '막돼먹은 영애씨'의 박준화 감독과 드라마 '호구의 사랑' '꽃미남 라면가게'의 윤난중 작가가 만났다. 이 조합만으로도 화제를 끌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부암동 복수자들'은 이요원과 라미란이 사이다 드라마를 꾸려나간다. 신원호 PD의 '슬기로운 감빵생활'도 기대작도 기대작이다.
그러나 자신감에 도취한 드라마국의 강화에 예능국은 속앓이 중이다. 드라마가 예능 자리를 꿰차고 들어오며 원래 자리를 지켰던 예능들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신혼일기2'는 편성을 토요일로 옮겼다. 그 자리에는 연예계 대표 싱글 스타들이 개성 강한 아이들의 엄마가 돼 직접 육아에 뛰어드는 좌충우돌 도전기를 다룬 '엄마는 외계인'이 들어온다. 올리브 TV와 동시 월요일 편성이었던 '섬총사'는 편성이 어디로 옮겨질지 미정인 상태다. 드라마의 왕권 강화에 예능국은 쑥대밭이 됐다. 결국은 집안 싸움이 벌어진 셈.
편성 변경에 대해 한 CJ E&M 관계자는 "고위층에서는 일찌감치 이런 말이 나온 것 같다. 그러나 이렇게 갑자기 바뀔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일선들은 그저 소문이라고만 판단했다"며 "갑작스런 편성 변경에 예능국도 정신없지만, 마케팅·광고 쪽도 분주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