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중심 타선은 NC 선발투수 에릭 해커를 공략하지 못했다. 강민호는 득점권에서 나선 세 타석 모두 침묵했다.
NC 선발 에릭 해커는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치밀한 전략을 갖고 롯데 중심 타선인 최준석과 강민호를 공략했다. 각기 다른 볼배합으로 맞섰고 상대 타자의 대응에 따라 다른 결정구를 던졌다.
강민호는 그동안 해커에게 매우 약했다. 통산 27타석 23타수 2안타에 그쳤다. 삼진은 10개를 당했다. 이날은 번번이 득점 기회를 놓쳤다. 1회말 2사 1·2루 기회에서 만난 첫 승부에선 3구 만에 물러났다. 해커는 커브 2개를 보여준 뒤 투심패스트볼(투심)을 던졌다. 강민호의 빗맞은 타구가 2루수 앞으로 흘렀다.
2번째 타석이던 3회 2사 1·2루에서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이번에도 커브에 당했다. 원 볼에서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커브를 지켜봤고 볼카운트 1-2에서 바깥쪽 커브에 배트를 헛돌리고 말았다. 투심 뒤 들어온 느린 공에 완전히 타이밍을 빼앗겼다.
이후 두 타석도 침묵했다. 선두 타자로 나선 6회말엔 2루를 스치는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NC 2루수 박민우가 공을 낚아채 정확히 송구했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까지 했지만 아웃이 선언됐다. 설욕 기회도 놓쳤다. 7회말 2사 1·2루에서 다시 해커를 상대했다. 커브-체인지업 조합을 공략하지 못했다. 투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바깥쪽(우타자 기준) 낮은 코스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3번 타자 최준석은 빠른 공에 고전했다. 해커는 첫 승부였던 1회말에는 직구 계열인 투심과 컷패스트볼(커터)을 주로 던졌다. 최준석이 허리 통증을 안고 있는 점을 활용했다. 전일수 구심은 바깥쪽(우타자 기준) 코스에 인색했다. 이 승부에선 볼넷을 골라냈다. 하지만 이후 3타석은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선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헛스윙을 했다. 5회말 세 번째 타석에선 투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시속 147㎞ 직구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8회 4번째 타석에서도 3구째 투심에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후속 타선에 좀처럼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지 못했다.
그마나 4번 타자가 자존심을 지켰다. 이대호는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1회는 체인지업만 5개를 던진 해커의 노림수에 당했다. 몸쪽 낮은 코스 공에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두 번째 타석에선 한 번 당했던 체인지업을 공략해 안타를 때려냈다. 7회에도 추가 안타를 쳤다.
시리즈가 5차전까지 가면 해커는 다시 한 번 더 나온다. 롯데 중심 타선에 숙제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