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방송된 KBS 2TV 추석특집 2부작 파일럿 '하룻밤만 재워줘'에서는 이상민과 김종민이 머나먼 타국 이탈리아 라티나에서 우연한 인연을 통해 하룻밤을 보내며 추억을 쌓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하룻밤을 보내는데 성공했고 드라마 같은 추억까지 만들었다.
'하룻밤만 재워줘'는 이상민과 김종민이 여행을 하며 만난 현지인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그들과 진정한 일상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1일차 두 사람이 향한 곳은 사람이 많은 관광지였다. 이상민·김종민은 '로마의 휴일' 촬영지 등을 방문, 잠시나마 여행의 기분을 만끽하기도 했다. 또 로마 핫플레이스 트라스테베레를 찾아 안방에서 방송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게 현지 분위기를 전달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하룻밤을 허락하는 현지인들은 없었다. 매장 직원을 공략하려 했지만 매장 내부는 촬영 자체가 불가했고, 그 후에도 수 많은 현지인들에게 거부를 당했다. 이상민은 "되는게 없다"며 바닥에 주저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무엇보다 현지인을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관광지인 만큼 현지인보다 세계 각국에서 찾은 여행객들이 더 많았던 것. 이상민·김종민은 러시아 미녀를 비롯해 쿠웨이트·영국 등 이탈리아에 집이 없는 외국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친목도모만 한 채 잠잘 곳은 찾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한 외국인은 김종민에게 먼저 다가와 아는 척을 해 눈길을 끌었다. 알고보니 김종민의 쿠웨이트 팬이었던 것. 쿠웨이트 팬은 명확한 발음으로 "'1박2일'"을 외치더니 "쿠웨이트에서 '1박2일'이 큰 인기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이상민에 반해 김종민은 낯까지 가려 쉽게 하룻밤을 요청하지 못했다. 소통 역시 문제였다. 세 단어 이상 알아듣지 못한 김종민은 '종글리쉬' 어록을 쏟아내며 소소한 재미는 챙겼지만 하룻밤 요청에는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이상민·김종민은 해가 지고 자정이 넘을 때까지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며 좌절감을 느껴야 했다.
2일차는 신비의 도시 라티나로 향했다. 라티나에서도 이들의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상민과 김종민을 살린 구세주는 바로 빅뱅이었다. 바다 건너까지 전해지고 있는 케이팝 열풍을 새삼 실감케한 순간이었다.
라티나에서 만난 마르따 가족은 이상민과 김종민을 집으로 초대했다. 쌍둥이 마르따와 줄리아는 7개월만에 태어나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마르따는 1kg이 채 안되는 체중으로 태어나 2개월 동안 인큐베이터에 있어야 했고, 쌍둥이 언니 줄리아는 소아마비에 걸려 몸이 불편한 상황.
이들은 공교롭게도 가수 빅뱅의 팬이었다. 마르따와 줄리아는 줄리아는 한국 가요와 빅뱅 노래를 통해 우울증을 치료했다는 후문. 기적같은 만남에 이상민과 김종민 역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마르따 집에서 하루를 보낸 이상민 김종민은 한식을 대접하는 등 이탈리아에서 속 한국을 완성했다. 마르따와 줄리아 방에는 빅뱅의 앨범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마르따 부모는 빅뱅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 마르따 모친은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빅뱅과 한국 음악으로 인해 마르따가 많이 달라졌다. 특별한 아이가 됐다. 물론 좋은 방향으로. 고맙다"며 영상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몸이 불편해 춤을 출 수 없는 줄리아는 빅뱅의 노래를 들으며 흥얼거렸고, 빅뱅의 'IF YOU'를 한국 가사로 열창해 감동을 자아냈다. 이상민은 "엄청난 메아리다"며 결국 눈물을 흘렸다.
'하룻밤만 재워줘'는 방영 전부터 민폐 논란에 휩싸였다. JTBC '한끼줍쇼'에서 더 나아가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식사도 아닌 '하룻밤'을 요청한다는 설정에 네티즌들은 난색을 표했다. 이를 의식한 듯 제작진은 방송 초반 '하룻밤을 함께 보낸다는 것은 친구가 된다는 것' '화려한 풍경보다 따뜻한 마음을 만나고 싶은 밤' 등 자막을 통해 프로그램의 취지를 명확히 전달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이뤄진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만남은 '하룻밤만 재워줘'의 기획 의도를 채우기 충분했다. 해외에서 일면식도 없는 현지인 집을 찾아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지만 한국을 잘 아는, 한국 가수의 노래로 삶에 큰 영향을 받은 가족을 만나는 것은 기적과 다름 없었다. 그 어려운 것을 '하룻밤을 재워줘'와 이상민 김종민이 해냈다.
한편 이상민·김종민은 마르따 집에서 하루를 머문 후 3일차 소렌토로 향했다. 어마어마한 대저택 주인에게 하룻밤을 허락 받지는 못했지만 이상민·김종민은 비키니 비치를 찾아 또 하나의 추억을 쌓았고, 소렌토 대부와 함께 럭셔리 저녁 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사이 김종민의 영어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이상민과 김종민은 이번 여정을 통해 쉽게 갈 수 없는 해외 여행에 평생 잊지못할 추억, 소중한 인연, 세계 속 한국과 현재 진행형인 한류 열풍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언어 실력까지 얻는 1석5조 효과를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