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낮고 느린 말투에 힘이 전해졌다. 열흘 동안의 '야인'을 청산한 조원우(46) 감독이 다시 전투 태세를 갖췄다.
조원우 감독이 다시 '거인 군단'의 지휘봉을 잡게된 소감과 오프시즌 운영 계획을 전했다. 롯데 구단은 26일 지난 2년 동안 팀을 이끈 조 감독과 재계약을 했다. 계약 기간이 주목된다. 3년이다. 확실하게 밀어주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조 감독도 "기쁜 마음으로 제의를 수락했다"고 했다. 이어 "책임감이 커진다.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혼자 이룬 재계약으로 보지 않았다. 김원형 수석 코치를 비롯해 묵묵히 각자의 자리에서 임무를 해낸 코칭스태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조 감독은 "구단이 선수단의 단합을 이끈 코치들의 공을 인정해준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재계약 직후 평소처럼 야구장 곳곳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던 이들과 기쁨을 나눴다.
감흥은 그라운드에 나선 순간 버렸다. 조 감독은 "이제 세부적으로 오프시즌 팀 운영 계획을 세울 때다"고 했다. 지난 2년 동안 팀을 이끌며 자신의 구상만큼 올라오지 않은 부분을 보완한다. 다음은 조원우 감독과의 일문일답.
-재계약 발표가 늦었다. 초조하진 않았나.
"담담한 마음으로 지냈다. 명확한 언지를 받은 건 아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뒤 '편안한 마음으로 쉬고 계십시오'라고 하더라. 재계약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미 여러 차례 팀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공감대도 있었다."
-3년을 보장받았다. "구단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다. 나도 3년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좋은 팀을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생겼다. 책임감도 커진다. 구단에 감사하다. 신뢰에 보답하겠다."
-가장 먼저 축하를 해준 사람은. "계약서에 사인은 정오에 있다. 훈련하는 선수들을 지도하러 사직구장에 나온 코치들을 가장 먼저 만났다. 축하도 받았다. 내가 고맙다. 그들 덕분이다. 코치들이 정말 많이 고생했다. 정규시즌 좋은 성과에 크게 기여했다. 물론 선수들도 고맙다. 그라운드에서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현장이 단합하는 모습을 구단도 인정해준 것 같다."
-2년 동안 팀을 이끌었다. 보완점이 있다면. "투수진과 수비의 안정감은 구상하고 바랐던 대로 이뤄졌다. 하지만 타선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외부 평가는 나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내부에선 보완점이 보였다. 여러 가지 방향으로 개선책을 찾을 생각이다."
-마무리캠프 운영 구상은 했나. "거취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머릿속으로는 했지만 섣불리 말할 순 없었다. 이제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겠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선수가 많다. 이탈 가능성도 대비해야한다. "당연하다. 하지만 아직 결정된 게 없다. 구단이 구상하는 방향성도 있다. 대화를 나누며 교감해야할 문제다."
-준플레이오프가 끝나고 열흘이 지났다. 혼자 보낸 시각 동안 무엇을 했나. "푹 쉬었다. 재계약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행을 갈 수는 없었다. 2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왔다. 생각을 최대한 줄이고 휴식에 집중했다. 이틀 동안은 서울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