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2일 개봉하는 영화 '침묵'은 이 명제를 증명하는 작품이다. '침묵'은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 임태산(최민식)의 이야기를 그린다. 법정 스릴러의 옷을 입었지만 알고 보면 전혀 다른 속내를 보여준다.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관객의 낯선 감정을 추스르며 끌어당기는 것은 단연 최민식의 연기다. 또한 이 영화는 최민식과 정지우 감독이 '해피엔드' 이후 18년 만에 재회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1999년 당시 청년이었고 신인 감독이었던 두 사람은 파격적인 치정극 '해피엔드'로 한국영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18년 만에 만나 만든 '침묵'으로 다시 한 번 영광의 재현에 도전한다.
>>②편에 이어
-박신혜는 '7번방의 선물'에 이어 또 변호사 역할을 맡아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다르기 때문이다. 박신혜는 예쁘다. 하는 짓도 예쁘다. 정체성이 사랑스러움이다. 극 중 동성식 검사와는 과거 연인 관계로 설정했는데, 술에 취한 모습도 보여주고 흔들리기도 한다. 그게 박신혜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다. 박신혜라는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류준열의 대사는 반말이었다. "대본 자체가 반말이었다. '어디서 반말이야'라고 혼내면서 장난도 치고 그랬다.(웃음) 그 말투가 김동명이란 역할을 잘 설명해준다. 하나 아쉬운 건, 김동명이 임태산의 프로젝트에 핵심 인물로 참여하는데 편집됐다. 류준열의 장점은 단적인 예로 탄성과 릴렉스다. 나는 내성적이고 여린 사람이라 현장이 정말 무섭기도 했다. 그래서 경직돼 있었다. 촬영 끝나면 집에 가서 항상 후회하고 그랬다. 반면 류준열은 유연하다. 자신을 표현하는 일에 적극적이다. 자신을 드러내고 자기 하고픈대로 한다. 그게 참 좋다. -이하늬와의 멜로 연기에 걱정은 없었나. "다들 잘 어울렸다고 하던데.(웃음) 사실 잘 어울리고 안 어울리고를 걱정하지 않았다. 내가 어떤 역할에 어떤 배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감독의 객관적 시선이 필요한 거다. 다른 캐스팅도 마찬가지다. 유나의 마음을 이하늬가 잘 표현했다.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서, 유나가 처한 그런 상황을 본인이 경험해봤겠나. 배우들은 직접적으로 경험한 상황 뿐 아니라 아니라, 100% 상상력으로 체화해야할 때가 많다. 이하늬의 연기는 어색하지 않았다. 연기를 보며 '이 친구가 되게 깊구나' 생각했다."
-작품을 선택할 때 상업성을 보지 않나. "어떤 이야기든 잘 그리면 잘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신명나게 이 작업을 하느냐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사실 이기적인 작업을 하고 싶은 거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나 이렇게 만들었으니까 와서 보세요. 아니면 말든가'라고 하는 거다. 무책임과는 다르다. 실질적으로 창작에 임하는 이의 마음가짐과 태도가, 이 작품이 좋고 미쳐서 만들었으면 한다. 그것은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변할 수가 없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