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을 결심했던 만큼 준비 중이었던 차기작도 무려 다섯 편. 그 중 두 편은 촬영을 마쳤고 한 편은 1회차 촬영만 진행했으며, 나머지 두 편은 기획 단계였다.
생전 캐릭터 변신과 연기에 갈증을 느꼈던 김주혁이었던 만큼 매 작품 다른 장르, 다른 역할을 택해 기대감을 높였지만, 그는 두 편의 새 작품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났다.
고 김주혁의 유작은 '흥부(조근현 감독)' 혹은 '독전(이해영 감독)'이 될 전망이다.
'흥부'는 고전 '흥부전'을 새롭게 재해석한 사극물로 김주혁은 극중 흥부 정우의 조력자 조혁을 연기했다. 크랭크업 후 후반 작업 중으로 김주혁이 전체 과정을 완벽하게 마무리 한 마지막 작품이 됐다.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현재 막바지 촬영 중인 '독전'은 관계자에 따르면 김주혁의 분량은 촬영을 끝낸 상태다. 김주혁은 '독전'에서 중국 마약 시장의 거물 하림 역할로 분해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독전' 크랭크인 당시 김주혁은 "새로운 도전을 한 번 더 할 수 있는 캐릭터와 작품을 만나서 굉장히 반갑게 생각한다. 하림 역에 푹 빠져서 최대한 정당성을 이끌어내고 그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열정적으로 연기하겠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공조' 김성훈 감독과의 인연으로 현빈의 형 세자 이영 역으로 출연을 결정했던 '창궐'은 특별출연 격이라 1회 차 촬영만 진행했다. 영화에서 김주혁의 모습은 볼 수 없게 됐지만 메이킹 필름으로나마 연기 열정을 불태운 그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는 바다.
'열대야(김헌 감독)'와 '짝꿍(이지승 감독)'은 기획 제작 단계에 있었던 작품으로 추후 재정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주혁과 친분이 깊은 한 영화계 관계자는 "너무 허망하고 말도 안 되는 소식에 정신이 없다. 믿기지도 않아 계속 기사와 뉴스만 찾아보고 있다"며 "아직 빈소가 마련되지 않았다고 해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