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게임 인사인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의 '게임판 국정농단 세력' 지목에 발끈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 위원장은 전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게임판에서 국정농단 세력이 누구냐'는 유성엽 위원장의 질문에 전 수석과 윤문용 전 비서관(현 녹색소비자연대 정책국장), 김모 교수, 모 게임전문지 등의 실명을 언급했다.
여 위원장은 "그(전 수석)의 친척과 지인들, 그 친척이 속한 게임언론사, 문화체육관광부 게임과, 고향 후배를 자처하는 게임판의 김모 교수 등을 게임판을 농단하는 4대 기둥"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전 의원이 도입에 관여한 '게임물 자체 등급분류제도'에 관련해 확률형 아이템 규제 등 보완점이 필요했지만 전 수석 등이 막았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전직 국회의원인 전 수석은 지난 2010년 오픈마켓 게임물은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 대상에서 제외해 서비스 제공자가 자체 등급분류를 하도록 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2012년에는 바다이야기사건으로 도입된 게임물등급위원회를 폐지하고 민간 자율심의기구에서 게임물 등급분류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전 수석은 이날 여 위원장의 발언을 반박하는 입장문을 냈다.
그는 "여 위원장의 발언은 모두 허위"라며 "사실무근인 음해와 심각한 명예훼손으로 국정감사를 혼란시킨 당사자에 대해서 모든 민형사의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특히 전 수석은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막았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 위원장이 윤 국장이 확률형아이템 규제를 막았다고 했으나, 네이버에서 검색 해보시면 쉽게 아실 수 있다. 윤 국장은 확률형 아이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으며, 작년 6월에 국회에 입법 청원해 자율규제 1년을 함께 평가하고, 확률형아이템 확률표시 규제법이 발의되는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전 수석은 또 "2011년 통과된 게임산업진흥법 일부 개정법률안은 일명 오픈마켓게임법으로 2010년 3월 국내에 차단된 구글, 애플의 게임서비스를 다시 열기 위한 입법이었다"며 "해당법은 1년 간의 숙의를 거쳐 위원회 대안으로 통과됐으며, 만약 이 법이 없었다면 여전히 한국에서는 모바일게임 정식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며, 게이머들은 게임을 다운로드 받기 위해 스마트폰 마켓에서 국적을 바꿔야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국장도 입장문을 내고 "여 위원장이 발언한 내용은 모두 허위"라고 반박했다.
윤 국장은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막았다는 것에 대해 "녹소연 ICT 정책활동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확률형 아이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지금까지도 규제 강화를 지속 주장해 왔다"며 "작년 6월에는 국회에 ‘확률형아이템 확률표시 의무화법’을 입법 청원해 20대 국회 확률형 아이템 규제법 논의의 물꼬를 트는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윤 국장은 "앞으로도 확률형 아이템 규제 강화를 위해 지속 활동해나갈 계획"이라며 "온라인게임 결제한도 규제를 푸는 것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지난 4월에는 공개적인 반대 성명서도 제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윤 국장은 또 "여 위원장 본인이 어떤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제가 방해를 한다거나 막아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작년 5월까지 야당 의원의 보좌진이었고 그 이후로는 시민단체 활동만을 해왔는데, 박근혜 정권 하 공공기관의 의사결정에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고 했다.
윤 국장은 "여 위원장이 본인의 발언에 대해 민형사상 모든 책임을 지도록 사법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