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의 독보적 예능인 JTBC '아는 형님'이 4일 100회를 맞는다. 지상파 주말극 사이에서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흔들림 없는 행보를 보여 주고 있다.
'아는 형님'이 처음부터 꽃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다.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두 번의 포맷 변경 뒤에 '형님학교' 컨셉트로 안방극장에 안착했다. 게스트와 나이에 상관없이 동급생이 돼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 형식이었다. 2부엔 콩트가 곁들여져 보는 재미를 높였다. 게스트를 다양한 방향으로 활용해 일곱 형님들과 어우러져 시너지가 나게 했다.
강호동·이상민·김영철·이수근·서장훈·김희철·민경훈 등 형님들이 '아는 형님' 내에서 뚜렷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로 활약했고 JTBC 대표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열과 성을 다했다.
근본 없는 날것의 묘미
세상의 모든 질문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풀어 준 '아는 형님'은 MBC '무한도전'의 초창기 모습을 보는 것처럼 날것 그대로의 웃음을 담아냈다. 어떠한 룰이나 형식 없이 시청자의 질문을 받아 직접 실험을 펼쳤다. 주제에 따라 무한대로 변신하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우스꽝스럽게 펼쳐지며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결과는 씁쓸했다. 화제성과 시청률이 저조했다.
변화가 필요했다. 뒤이어 정신승리 대전 포맷으로 변화를 꾀했지만, 이 역시 실패. 결국 시청자를 끌어당긴 건 '형님학교' 포맷이었다. 이것이 안착되면서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17회부터 포맷을 변경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넘사벽'으로 보였던 5%를 넘어섰다.
큰형 강호동부터 막내 민경훈까지 교복을 입은 형님들과 전학생이 동등한 위치에 서서 토크를 이어 가는 방식이었다. 사소한 소재처럼 보이지만, 전학생과 형님이 반말로 대화를 나누고 게스트들이 학교란 배경 속 분위기에 빠르게 적응하며 보여 주는 재치 발랄한 모습이 신선함을 배가시켰다. 정형화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웃음이 '형님학교'와 만나 폭발적인 힘을 발휘했다.
최창수 PD·김영철 "100회까지 오다니…믿기지 않아"
'아는 형님' 100회에 대해 최창수 PD와 김영철은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최 PD는 "실감이 잘 안 난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에게 제일 고맙다. 그리고 잘 따라와 준 일곱 명의 형님들과 PD·작가 등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 형님들은 담담하게 좋아하더라. 초반엔 이렇게까지 올 줄 몰랐다"고 말했다. 김영철은 "이렇게까지 오는 데 내가 많은 도움을 주지 않았나. 내가 프로그램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고 모 PD님이 말했다. 모 작가님은 역할 대비 존재감이 갑이라고 하더라. 체감으로 느끼는 것도 크다. 우여곡절 끝에 여기까지 왔는데 내 인생작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