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35)은 내년 시즌 거취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일단 그의 시선은 여전히 메이저리그에 가 있다.
한국과 일본을 거쳐 미국 무대에 진출한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와 2년 계약이 올해로 종료된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그는 새로운 계약을 해야 한다.
국내 무대 유턴이 유력한 김현수, 황재균 케이스와 다르다. 오승환은 미국 무대에서 단단한 입지를 구축했다. 세인트루이스에서 2년간 7승 9패 39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오승환 측 관계자는 "현재로선 한국이나 일본 무대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세인트루이스에 남는 것이다. 귀국 전 미국 NBC 산하 세인트루이스 지역 언론인 KSDK와 진행한 인터뷰가 최근 공개됐다. 오승환은 "내게 가장 좋은 상황은 내년에도 같은 팀(세인트루이스)에서 함께 하는 것이다. 올 시즌과 비교했을 때 내년 더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세인트루이스와 재계약은 장담할 수 없다. 현지 언론 전망도 조금씩 갈린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세인트루이스와 오승환의 결별'을 점쳤다. 세인트루이스에 잔류하려면 연봉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있다. 반면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트레버 로젠탈을 최근 방출하면서 오승환이 잔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단 세인트루이스 구단과 마이크 머시니 감독은 시즌 중 오승환에게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세인트루이스 잔류 여부를 떠나 오승환은 매력적인 FA로 분류되고 있다. 오승환은 올해 1승 6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4.10으로 명성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남겼지만 지난해엔 6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로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구원 투수로 활약했다. MLB.com은 세인트루이스 팀 상황을 언급하며 "타선 보강이 가장 시급하지만 (불펜 투수) 오승환, 잭 듀크, 후안 니카시오는 매력적인 FA다"고 했다.
오승환 측 관계자는 "현재로서 마무리만 고집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팀 역할과 상황에 따라 (보직이나 원하는 계약 조건은)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와 2년 최대 1100만달러에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 이후 필승조-셋업맨을 거쳐 마무리까지 꿰찼다. 불과 1년 전 그랬듯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오승환은 "지난 몇 년 동안 내 몸 전체에 피로감이 있었던 것 같다"고 아쉬워하며 '명예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그는 일본과 미국에서 뛴 지난 네 시즌 동안 한 해 평균 66경기에 나서며 KBO 리그 시절보다 훨씬 자주 경기에 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