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슈퍼주니어가 2년 2개월만에 음악방송을 찾았다. 오랜만의 단체활동에 나선 멤버들의 얼굴엔 여유로움이 가득했다.
슈퍼주니어는 9일 Mnet '엠카운트다운'를 통해 여덟 번째 정규앨범 '플레이'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타이틀곡 '블랙수트'는 자유분방 브라스 리듬 위에 절제된 멜로디가 얹어진 마이너 댄스팝이다. 블랙수트를 차려 입은 자신감 넘치는 남자의 모습을 루팡(Lupin)에 비유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아침부터 사전녹화를 하고 오후 리허설과 생방송을 기다리는 멤버들에 '음악방송 시스템이 달라졌냐'고 묻자 "우린 크게 달라진 건 없던데요?"라며 웃었다. 정규 8집 컴백 설렘과 기대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슈퍼주니어는 JTBC '아는형님'의 김희철, EBS '최고의 요리비결' 이특 등 다수 멤버가 예능인으로도 활발히 활약 중이다. 아이돌로 만난 멤버들의 온도차가 확 느껴졌다. 재치있는 입담은 잠시 숨겨놓고 시크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무대에 올랐다.
멤버들은 "MC를 할 때는 조금 자제하는 게 있다. 머리색깔도 차분하게 하고 액세서리도 하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다고 해서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대기실에선 후배 세븐틴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긴장감을 풀기도 했다. 희철은 "준을 알고 있다. 사진도 같이 찍었다"고 했다. 이특은 승관과의 친분을 알렸고, "세븐틴 안무하시는 선생님이 우리랑도 인연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대선배 NRG를 만났다며 "우리가 최고참일 것이라 예상하고 왔는데 선배님들이 계셨다. 무대 아래에서 우리 컴백보다 NRG 선배님들 이야기만 30분 정도 한 것 같다"며 선후배와 즐거운 활동을 다짐했다.
슈퍼주니어는 "나이가 들고 세월과 함께 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슈퍼주니어와의 일문일답
-음악방송에서 오랜만에 만난다. 신동 "내가 가장 오랜만인 것 같다. '마마시타' 이후 4년 여만인데 요즘 사전녹화를 정말 오래하더라. 후배들한테 물어봤는데 전날 오후 11시부터 아침까지 했다더라. 사전녹화가 늘어나면 후배들 입장에선 더 좋은 무대 보여줄 수 있는 거니까 좋은 점이 있다."
-사전녹화 실수는 없었나. "다들 너무나 잘했다. 한 번에 오케이였는데, 가다린 팬들도 있으니 기분도 낼겸 해서 한 번 더 했다."
-방송국 앞에 첫방 응원 래핑버스가 있더라. "우리도 봤다. 대형버스에 얼굴이 붙은 걸 보니 데뷔 때 타고 다녔던 버스가 생각이 났다. 옛날 생각도 많이 나서 추억에 조금 젖었다."
-'주간아이돌' 랜덤플레이댄스로 추억을 만나지 않았나. "핵망이었다. 다시 해도 자신이 없다. 노래 버전마다 버전이 5~6개가 있어서 헷갈린다. 멤버 수에 맞춰 자리배치를 다시 해야 한다. 같은 9명이라도 누가 빠졌느냐에 따라 구성이 조금씩 다르다."
-이번 활동에서 밀고 있는 멤버는. 이특 "동해와 예성을 메인으로 밀고 있다. 두 사람이 예능에 적응을 하고 있는 중이다. 동해같은 경우는 유명해지는 캐릭터다. 밝은 머리였는데 어두운 색으로 염색한 이유가 있다. 사람들이 너무 알아봐서 다시 평범하게 염색했다." 동해 "(웃음) 그렇게들 알아보시는 것 같다."
-예능과 병행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나. 희철 "최근 화제가 된 이특 가발사건이 있다. EBS '최고의 요리비결'에서 쓴 가발이 굉장히 어색했다." 이특 "EBS에선 과도한 염색과 화려한 액세서리는 하면 안 된다. 그래서 은혁이 쓰던 가발을 꺼내 썼다. 가발도 색깔이 너무 밝아서 거기에 컬러스프레이를 또 뿌렸다." 은혁 "예전 SM타운 콘서트에서 컴백 앞두고 헤어스타일을 숨기려고 쓴 가발이었다. 자연스럽고 좋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가발도 늙었더라."
-기억에 남는 반응들이 있나. 이특 "어머님이 올리신 게시물을 봤는데 '제가 옛날 사람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지금 이특씨 머리 예쁜 거 맞죠?'라고 묻더라. PD님이랑 제작진은 좋아하셨다. 홍보가 대대적으로 됐다고 좋아해주셔서 나도 기분이 좋았다."
-이번 활동의 필살기가 있다면. 예성 "머리를 길렀다. 1위를 하면 1cm를 자르기로 했으니 지켜야 한다." 동해 "군에 있을 때부터 자작곡 '비처럼 가지마요' 멜로디를 만들었다. 멤버들한테 들려주기도 했다." 은혁 "귀를 처음 뚫었다. 아직도 자리가 안 잡혀서 빨갛게 됐다. 잘 때도 귀 잘못될까 무서워서 그냥 일자로 누워서 잔다. 스무살 무렵 컴백 때 멤버들이랑 뚫으러 갔는데 '잘못하면 실명할 수 있다'는 겁을 줘서 못 뚫었다. 이제서야 해냈다." 신동 "군에서 행사를 굉장히 많이 했다. 노래가 늘어서 왔다. 려욱과 규현의 빈자리를 다 채울 순 없어도 슈주에 힘이 될 수 있다."
-SJ레이블로 새로 만들고 느끼는 변화가 있나. "멤버들이 정말 사소한 것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한다.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앨범 자켓 사진도 우리가 다 골랐다. 회의하면서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우리 의견이 많이 반영되다 보니까 책임감도 커졌다. 우리의 선택이니 신중해지는 것 같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슈퍼주니어는 활발한 음악방송 스케줄을 이어간다. 12월 16일, 17일에는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슈퍼쇼7'을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