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그 어느 때보다도 정신력, 마음가짐이 잘 돼있다. 선수들의 눈동자가 살아있다고 느꼈다."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하루 앞두고 자신 있게 내뱉은 말이다.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콜롬비아전에서 신태용호는 잃어버렸던 ‘투혼’을 다시 찾았다.
최근 무기력했던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받은 것이 나태한 정신력이었다. 태극마크 가치의 하락이었다. 소속팀에서 많은 돈을 받고 있으니 간절함이 없다는 것이다.
이번 콜롬비아전은 달랐다. 신태용호가 출범한 뒤 처음으로 투지 넘치는 모습을 선보였다. 선수 구성은 이전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달라진 것은 그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였다.
한 명의 선수가 아니라 11명 모두가 강력한 정신력을 가지고 뛰었다. 공이 보이면 악착같이 따라붙었다. 공격수와 수비수 모두 한 마음이었다. 최전방에 나섰던 손흥민 역시 공격과 함께 수비에도 최선을 다해 뛰었다. 이근호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쓰러져도 또 일어나 전진했다. 누구하나 모나지 않았고, 완벽한 원팀의 모습이었다.
이런 힘은 여유로움을 보인 콜롬비아를 압도하기 충분했다. 전반과 후반 모두 한국이 경기를 지배했다. 콜롬비아 스타 하메스 로드리게스 역시 한국의 투혼 앞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투혼을 되찾은 아시아 호랑이의 힘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9계단을 뛰어 넘었다. 콜롬비아는 FIFA 랭킹 13위의 강호다. 한국은 62위다. 이 격차를 투지의 힘으로 극복해냈다.
한국은 손흥민의 2골을 앞세워 2-1 승리를 거뒀다. 결과도 결과지만 투혼 넘치는 태극전사들의 모습과 경기력. 이것이 축구팬들이 진정으로 원하고 기다리던 모습이었다.
최악의 위기에서 한국을 구한 투혼. 러시아월드컵을 향한 희망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수원=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