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4일 오후 8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세르비아와 평가전에 나선다. 세르비아는 아일랜드, 웨일스 등을 제치고 일찌감치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동유럽 강호다. 2골을 폭발시킨 손흥민을 앞세워 10일 콜롬비아를 2-1로 잡은 신태용팀은 세르비아를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1년 만에 득점포를 가동한 손흥민도 수비가 강점인 세르비아를 상대로 진짜 시험대에 오른다. 세르비아는 최근 A매치 5경기(4승1패) 중 4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공격력보단 탄탄한 수비가 돋보이는 팀이다.
세르비아 뒷문의 '최종 보스'는 주장을 맡고 있는 베테랑 수비수 브라니슬라브 이바노비치(33·제니트)다. 2003년 FK 스렘(세르비아)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바노비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강호 첼시(2008~2017년)에서만 무려 10년을 활약한 레전드 수비수다. 그는 올해 초 제니트로 이적했다. 전성기가 지났지만 노련미를 앞세운 수비는 여전히 녹슬지 않았다는 평가다.
2008년 1월 첼시 유니폼을 입은 이바노비치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2012년)·UEFA 유로파리그 우승(2013년)·정규리그 우승 3회(2010·2015·2017년) 등을 이끌며 팀을 유럽 최정상급 팀 반열에 올렸다. 이 기간 그는 전문가들로부터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오른쪽 수비수로 꼽혔다. 2013부터 2015년까지 첼시에서 이바노비치를 지도한 명장 주제 무리뉴 감독(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이바노비치는 첼시 구단 역사에 남을 최고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이바노비치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발굴한 선수다. 이바노비치는 첼시 입단 후 1년간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벤치 신세였다. 하지만 2009년 1월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상황은 달라졌다. 센터백과 풀백을 모두 뛰는 이바노비치의 재능이 히딩크 감독의 눈에 띈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도 박지성·이영표 등 멀티플레어를 중용해 이뤘을 만큼 다양한 포지션 소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바노비치의 멀티 능력은 곧 세르비아 대표팀의 핵심 전술이기도 하다. 세르비아는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 D조 10경기를 치르며 스리백과 포백 전술을 혼용했는데, 이바노비치는 스리백에선 오른쪽 수비수, 포백 상황에선 중앙 수비수로 보직을 바꾸며 팔색조다운 모습을 과시했다. 그는 월드컵 예선 10경기를 모두 주장으로 선발 출전했다. 이번 한국전을 통해 통산 100번째 A매치를 치른다.
이바노비치의 별명은 '탱크'다. 188cm·91kg의 단단한 체격을 갖춘 그는 물불 가리지 않고 상대 공격수를 압박하는 파이터형 수비수다. 상대 공격수들은 이바노비치에게 '탱크'라는 별명을 붙였다. 무시무시한 힘과 맞설 때마다 마치 방탄벽과 부딪치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이바노비치의 또 다른 애칭은 '골 넣는 수비수'다. 그는 첼시에서 총 377경기에 나서 33골을 뽑아냈다. 정규리그만 따지만 261경기에서 29골을 작성했다.
손흥민에게 백전노장 이바노비치와 맞대결을 공격력을 시험할 수 있는 시험 무대가 될 전망이다. 손흥민은 세르비아전을 앞두고 "실수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