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 째 총파업 중인 KBS 총파업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예능 부장·팀장단이 보직사퇴에 이어 드라마 팀장도 잇단 성명서를 발표하며 고대영 KBS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KBS드라마사업부 부장·팀장 8명(강병택·김상휘·김성근·문준하·배경수·윤성식·이건준·지병현)은 22일 '뜨겁게 싸우고 있는 후배, 동료를 지지한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드라마 제작 현장은 지금 파행 직전이다. 나름의 이유로 드라마 결방을 막고 어떻게든 방송을 내보내고 있지만, 파업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고 보니 방송을 내보내기 위해 현장과 회사를 바삐 오고가며 매주 방송분을 만드는 우리는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며 '드라마가 파행을 빚지 않는다고 KBS드라마센터가 현재의 고대영 체제를 지지하고 있다 착각하지 마라. 드라마가 정상 방송되는 그 '나름의 이유'는 드라마는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5년차 이상 KBS 아나운서와 10년차 미만 시사교양 PD들도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공영방송을 해치는 사장과 그 체제를 허물어버릴 때만이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아올 수 있다. 우리와 함께 고대영 체제를 무너뜨리자'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KBS 경영·스포츠·시사편집 등도 고 사장의 사퇴를 강력히 요구했다.
예능국 사정도 마찬가지다. 21일 예능 부장·팀장단 전원(김호상·한경천·이황선·이민호·권재영·유웅식·원종재·조현아·최재형·하태석·조준희)이 보직사퇴를 선언했다.
현재 대부분의 KBS 예능들은 파행 또는 결방하고 있는 상태에서 부장단들마저 보직사퇴하며 정상 방송되고 있는 '불후의 명곡' '가요무대' '개그콘서트' '뮤직뱅크' '더유닛' 등도 다음주부터 파행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총파업의 여파는 예능 프로그램 뿐만아니라 연말 시상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12월 초까지 파업이 끝나지 않는다면 시상식의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현재로서는 KBS '가요대전'과 '연예대상'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노조에 참여 중인 한 KBS PD는 22일 일간스포츠에 "사측에서는 '연기대상'은 할 수 있다고 얘기하지만 사실상 힘들다. 확정된 것도 없다. 실무진들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개최는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외주제작이 많아서 드라마 PD 파업이 티가 안나고 있다. 그러나 당장 내년 라인업과 프로듀서 배정에 혼선을 빚고 있고, 후속작의 프리프로덕션에 심각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KBS새노조 측도 "정상 방송 중인 예능들도 파행이 불가피하다. 현재 방송중인 예능들을 대체 인력이나 무노조로 이끌어 갈 수 있다. 그러나 부장·팀장단들이 보직사퇴한 상황헤서 정상 방송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