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백윤식 "중견배우 원톱 자부심? 민망한데 당연해"

71세 나이로 피터지는 액션 연기까지 소화했다. 충무로 대표 큰 어른 백윤식이 '막내'가 성동일인 영화 '반드시 잡는다(김홍선 감독)'를 거침없이 이끌었다.

'한국의 리암니슨'이라는 평에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거부하지 않았다. "중견 배우로 원톱 주연 자부심이 있을 것 같다"는 말엔 "당연하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배우의 책임감을 논하며 스태프들의 노고를 함께 언급하는 노련함은 세상의 온갖 풍파를 다 겪은 백윤식이기에 가능한 언급이다. 

며느리 정시아 자랑도, 배우 활동을 하는 아들들에 대한 이야기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아버지가 배우인 것은 아이들에게 마이너스"라며 짓는 미소에 연륜이 그대로 묻어났다.
 

-소재가 독특하다.
"한국 영화에서 이런 소재가 없었다. 그건 와 닿더라. 근데 내가 이것에 발을 담그냐, 안 담그느냐가 문제였다. 발을 담그면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 인생을 어느 정도 산 사람의 이야기인데 젊은 층과의 교감에도 다리가 걸쳐져 있다. '시니어가 주가 되는 작품이 또 나타날까' 싶기도 하더라. 물론 난 아직 스스로 젊다고 생각 하지만.(웃음)
 
-말투는 일부러 설정한 것인가.
"내가 원래 스피치의 고저장단이 변화무쌍하다. 중저음을 갖고 있기는 한데 녹음기사 스태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픽업하기 좋은 톤이라고 하더라. 그냥 나에게 좋은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좋다니 나쁜 것은 아니지 않나.(웃음)"
 
-노인보다 시니어라는 표현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게 더 편하다. 사회적으로나 작품상으로 볼 때 그런 용어들을 많이 쓴다. 나이 들어 보이는 것이야 어쩔 수 없다. 인생을 역행 할 수는 없지 않나.(웃음) 순응해서 순리대로 가야지. 내가 진시황은 아니니까."

-중견배우로서 원톱 주연 자부심이 있을 것 같다.
"내 입으로 말하기는 뭐하지만 '당연하죠!'(웃음)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그래야 작품이 다양해지고 생산 업체에서도 연구 개발하듯이 만들겠지. 창작 활동하는 분야인데 종합 예술 소재나 이런 면에서는 좀 다양하게 구축돼야 하지 않나 싶다."
 
- 책임감도 남다를 것 같다.
"배우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이니까.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길 밖에는 없지 않나. 투자자로 시작돼 스태프는 현장 작업, 마케팅하는 분들이 후반부를 책임진다. 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필요하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결국 배우다. 작품의 얼굴이니까. 무겁게 느끼고 있다."

>>③에서 계속

조연경 기자 [e-mail]
사진=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