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그가 출연한 영화는 '루시드 드림',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살인자의 기억법' 그리고 내달 개봉을 앞둔 '1987'(특별출연)까지 무려 4편이다.
올 초 '루시드 드림'에서 형사 송방섭 역을 맡은 설경구는 '강철중' 이후 오랜만에 형사 캐릭터로 분해 강한 내공과 절절한 부성애를 보여줬다. 이후 개봉한 '불한당'은 배우 설경구 연기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 두 남자의 의리와 배신을 그린 범죄액션 '불한당'에서 조직의 1인자를 꿈꾸는 한재호 역을 맡은 설경구는 캐릭터에 입체적으로 녹아드는 열연으로 호평 받았다. 특히 빳빳하게 각 잡힌 수트차림과 강렬한 남성미로 관객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으며 이른바 '불한당원'이라 자칭하는 수 많은 매니아층을 양산해냈다.
뿐만 아니라 '불한당'이 제70회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되며 2000년 영화 '박하사탕'에 이어 17년만에 칸 영화제를 찾은 설경구는 2002년 '오아시스', 2009년 '여행자', 올해 '불한당'까지 4번의 초청 중 최초로 뤼미에르 대극장 레드카펫을 밞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이어 개봉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에서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 김병수 역으로 또 한번 혼신의 열연을 보여주며 인생작을 추가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는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설경구는 디테일한 감정 변화부터 예리한 눈빛, 얼굴의 작은 경련 하나까지 살려내며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의 존재감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살인범의 섬뜩한 눈빛과 노인의 유약한 모습을 오가는 설경구의 입체적인 열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들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며 265만 관객을 동원, 흥행에도 성공했다.
2018년에도 배우 설경구는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와 '우상'이라는 새로운 얼굴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동명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명문 국제중학교의 한 남학생의 사고를 둘러싼 이야기. 극 중 중학생 아들을 둔 변호사 강호창 역을 맡은 설경구는 오달수, 천우희, 문소리, 고창석 등 명품 연기파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현재 촬영 중인 영화 '우상'은 다른 삶은 살아온 두 아버지가 한 사건에 휘말리며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설경구는 피해자의 아버지 유중식 역을 맡아 극의 서스펜스를 극대화시키는 동시에 관객들의 감정을 이끈다. 상대역인 배우 한석규와의 불꽃 튀는 연기 앙상블 역시 놓칠 수 없는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