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실종2(조성규 감독)'를 통해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김곡·김선 감독)' 이후 무려 6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함은정은, 영화 개봉과 MBC 드라마 '별별며느리' 종영이 겹치면서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으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감기까지 피하지 못했지만, 함은정은 잦은 기침을 하면서도 피곤함을 최대한 감춘 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자신의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별한 미사여구를 붙이지 않아도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진정성이 묻어 나왔다.
"티아라로 혜택 받은 것 맞다" "혹평과 악평에는 이유가 있다" 냉정할 정도로 단호한 자기객관화는 되려 듣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였다. 연기와 주연에 대한 무게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함은정은 "모든 것은 내 몫"이라며 솔직한 속내를 담담하게 꺼냈다.
올해 가장 행복했던 기억은 성적을 떠나 팬들과 공유하고 싶어 발매했던 앨범이 1위를 차지했던 것. 묻지 않아도 먼저 티아라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표한 함은정은 "나이가 들수록 바뀌는 생각들이 많다. 이제는 목표도 크게 잡지 않는다. 늘 신중하고 조심하게 행동하겠다"며 싱긋 웃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직업 만족도는 높은 편인가. "높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직업에 있어서… 개인적으로 연예인은 공인이 맞는 것 같다. '공인이다, 아니다' 엄청 이야기 나오는데 아무래도 그 표현이 맞지 않나 싶다. 그래서 더 조심하고 신중하게 행동하게 된다. 또 일을 잘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어느 분야든 잘하기 이전에 나은 사람이 돼야 하는 것 같다. 좋은 사람, 나은 사람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신감과 자존감은 어떤가. "자신감은…. 자신감보다 자존감이 높다. 자존감은 스스로를 사랑하고 보듬는 수치가 높아져야 한다고 할까? 어떤 의견을 이야기 하더라도 내 자체가 와르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돌본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자신감은 때때로 다르다. 자신감은 없더라도 자존감은 있어야 하는 것 같다."
-떨어질 때마다 기댈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아무래도 가족이나 팬들이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나를 이유불문 사랑해 주는 사람들에게 기댈 수 밖에 없다. 가족들과 비슷한 이유로 날 사랑해주는 팬 분들이 있기 때문에 나를 유지해 나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복 받았다.(웃음) 살다보면 어떤 직업이든 자신감이 충만할 때보다 떨어지는 상황이 더 많을텐데, 연예인은 특히 더 그렇다. 용기를 가져야 하는 상황이 많다. 때문에 자존감이라도 평소에 안 높여 놓으면 갑자기 끌어 올려야 할 때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하더라. 늘 나를 다독이려고 한다."
-답답하고 스트레스 받을 땐 어떻게 해소하나. "힐링, 휴식이 필요한 순간들은 있지만 그걸 해소할 만한 시간은 많이 없다.(웃음) 그래서 틈새로 힐링하는 방법을 깨달았다. 친구들을 자주 만날 수 없으니까 친구들을 만나 밥먹는 것 만으로도 나에게는 힐링이 된다. 영화 보는 건 더 행복하고. 일상을 느끼는 것이 곧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된 것 같다. 일상이 일상이 아닌 느낌이랄까?"
-그래도 휴가는 주어지지 않나. "티아라 활동을 한창 할 때, 휴가를 3일인가 4일인가 받았는데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 멤버들에게 연락했더니 전부 다 동네에 있었다.(웃음) 회사에서 '너네는 휴가를 줘도 못 노냐'고 하셨는데 지금은 주면 잘 놀 수 있을 것 같다. 하하." -세월이 흐르면서 스스로 느끼는 변화가 있다면. "아무래도 나이에 따른 생각의 변화가 크다. 요즘은 1년 주기로 달라진다. 최근에도 '지난해 했던 생각과 올해 생각이 이렇게 달라졌구나' 싶었다. 같은 것도 보는 시각이 달라지더라. 20대 때는 한 두살 터울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1년이라도 그 경험은 무시 못하는 것 같다. 확실히 언니·오빠들의 혜안이 넓다.(웃음) 한 달만 지나면 또 한 살을 먹게 되는데 겁나짖는 않는다. 오히려 '어떤 생각을 더하게 될까. 어떤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게 될까' 기대된다."
-2017년은 어떤 한 해였나. "올해는 일복이 많았던 해였다. 연초에는 태국에서 영화가 개봉을 했고, 중국 상하이에서 콘서트도 크게 해보고, 6개월간 드라마도 찍었고, 연말에는 다시 영화를 개봉하게 됐다. 가장 기뻤던 일은… 티아라 1위? 하하."
-멤버교체 등 많은 일이 있었다. 앨범 발매에 부담감이 컸다. "부담이라기 보다 어떻게 생각해 주실지에 대한 마음이 컸던 것 같다. '그래도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정말 큰 사랑을 받았다. 사실 국내 활동을 하면서 '음원 성적이 무조건 좋아야 한다'는 마음은 없었다. 그런 생각 보다는 팬들과 소통하는 의미로 활동한 것인데 예상치 못한 사랑이었다. 그래서 더 감격했다."
-올해 목표는 다 이뤘나. "'일하면 좋겠다'고 생각 했는데 일을 해서 다 이뤘다. 티아라 앨범도 나와서 좋았고. 물론 어떤 곡인지 잘 모르실 수 있지만.(웃음) 나름의 목표는 이룬 것 같다. 사실 목표가 크지도 않고 너무 큰 목표는 최대한 안 가지려고 한다. 꾸준히 하다 보면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목표를 이루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차근차근 천천히 하고 싶다."
-2018년 계획은 세웠나. "가족 여행을 갈 것 같다. 아직 장소도 못 정했지만 생각만 해도 신난다. 하나부터 열 끝까지 직접 다 진행하고 짜야 하는 스타일이라 부모님 맞춤형으로 계획해 보려고 한다. 항공권도 시간대 별로 가격이 다 달라 계속 체크하고 있다. 예산까지 딱 맞춰 떠나야 마음이 편하더라. JTBC '뭉쳐야 뜬다'도 다 챙겨봤다.(웃음) 내년에도 신나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