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재계약 협상이 결렬된 외국인 선수 조쉬 린드블럼(30)이 구단을 높은 강도로 비난했다. 린드블럼은 SNS에 롯데를 비난한 뒤 곧바로 두산과 총액 145만 달러에 계약했다.
롯데는 그동안 외인 선수 잡음이 많던 팀이다. 2012시즌이 끝난 뒤 계약한 스캇 리치몬드는 스프링캠프에서 부상을 당한 뒤 크리스 옥스프링으로 교체됐다. 계약금과 연봉 지급 문제로 소송이 걸렸다. 2014년 뛰었던 루이스 히메네스는 태업 논란이 있었고, 짐 아두치는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구단의 역량을 벗어난 일탈도 있었지만 공통으로 소통에서 문제가 있었다. 물론 이전에도 팀을 떠난 뒤 구단과 한국 야구를 폄하하는 외인 선수가 있었다. 다수는 선수의 인성 문제로 귀결됐다. 이번 사태는 내부 FA 선수 2명을 잡지 못한 롯데의 행보와 맞물려 파장이 더 커졌다. 협상을 함에 있어 무사안일한 태도는 없었는지 구단으로선 반드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린드블럼은 3년 동안 롯데 소속으로 뛰었다. 2015년과 2016년은 풀타임, 올 시즌은 닉 애디튼 대체선수로 영입돼 후반기부터 합류했다. 검증된 외인 투수다. 재계약이 유력했다. 하지만 가치 평가에 대한 눈높이는 양측이 달랐다.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린드블럼은 12월 1일부로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었다. 일반적으로는 구단이 보류권을 갖고 있지만 계약 조항에 이 내용을 포함시켰다. 롯데는 이후에도 "협상 여지가 남아 있다"고 했다. 하지만 9일 최종 협상이 결렬됐다.
롯데는 새 외인 선수 물색에 나섰다. 린드블럼도 KBO 잔류를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가 구단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11일 오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게재했다. 첫 문단은 롯데팬을 향한 감사 인사였다. 이후에는 폭로였다.
린드블럼은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 편지를 쓴다"며 구단의 협상 태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먼저 FA 자격 취득 조항을 포함한 이유를 전했다. "돈 문제와는 무관하다"며 "정직하지 못하고 전문적이지 못한 구단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롯데가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딸의 건강이 협상에 걸림돌이 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는 생각도 전했다. "구단은 한 번도 딸 먼로의 건강상태를 물어보지 않았다"며 "왜곡된 발언으로 언론 플레이를 했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순탄하게 진행되는 협상은 없다. 감정 싸움도 필연이다. 하지만 선수가 구단을 비난하는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글을 종합해보면 린드블럼은 딸의 건강 상태를, 결렬된 협상의 면피를 위해 악용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린드블럼의 아내는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협상 테이블이 접힌 상황에서도 언론에는 "진행 중이다"는 입장을 유지한 점도 린드블럼의 폭로를 야기했다.
구단은 "안타깝다"는 입장을 전했다. 관계자는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라도 딸 문제에 대해 언론에 얘기하지 않았다. 협상도 성심을 다했다. 린드블럼의 잔류를 위해 노력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잔류를 원하는 선수와의 협상이 더디다고 난항을 인정할 수 없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버스는 이미 떠났고, 롯데는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