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한국시간)까지 3년 이상의 다년 계약을 보장받은 불펜 투수는 3명(마이크 마이너·제이크 맥기·브라이언 쇼)이다. 모두 연간 900만 달러(97억8000만원) 이상의 고액 연봉을 수령한다. 지난 11일 시카고 컵스와 계약 소식이 전해진 브랜든 모로우는 2년 총액 2100만 달러(228억3000만원)에 이적을 결정했다. 계약 3년째 옵션(1200만 달러)까지 행사되면 총액은 3000만 달러(326억3000만원)까지 올라간다. 지난해 다년 계약을 한 불펜 투수 중 1000만 달러(108억7000만원) 연봉을 보장받은 선수는 3명(아롤디스 채프먼·켄리 잰슨·마크 멜란슨)에 불과했다.
본격적인 시장이 열리지도 않았다. FA 불펜 '빅3'로 분류되는 애디슨 리드·그렉 홀랜드·웨이드 데이비스가 아직 거취를 결정하지 않았다. 세 선수는 모두 연평균 1000만 달러를 기본적으로 받게 될 게 유력하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8년 차 베테랑 불펜 자원 스티브 시섹도 고액 연봉 대열에 오를 게 확실시된다. 시섹은 올 시즌 탬파베이와 시애틀에서 합계 49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01을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이 0.896에 불과했다.
예상을 깬 계약이 쏟아지고 있다. 세인트루이스에서 오승환과 한솥밥을 먹은 후안 니카시오는 2년 총액 1700만 달러(184억9000만원)에 시애틀과 계약했다. 2011년 빅리그에 데뷔한 니카시오는 지난해까지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이었다. 통산 평균자책점이 4.80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76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2.61을 기록하면서 가치를 끌어올렸다. 그 결과 365만 달러(39억7000만원)였던 연봉이 2배 이상 급등했다.
기대 이상의 금액을 보장 받고 FA 계약을 끝낸 앤서니 스와잭(왼쪽부터), 페르난도 로드니, 후안 니카시오. 내년에 마흔한 살이 되는 페르난도 로드니도 275만 달러(29억9000만원)였던 연봉을 450만 달러(48억9000만원)까지 올려 미네소타와 계약했다. 압권은 앤서니 스와잭. 2015년 두산에서 잠시 뛰기도 했던 스와잭은 2년 총액 1400만 달러(152억2000만원)를 보장받고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었다. 연평균 700만 달러. 2009년 데뷔 이후 평범한 성적을 남긴 스윙맨에 불과했지만 올 시즌에 성적 반등(70경기 6승4패 평균자책점 2.33)을 만들어 내며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시즌 연봉이 90만 달러(9억7000만원)였던 것을 고려하면 큰 폭의 상승을 이끌어 냈다.
시장 분위기는 오승환에게 나쁘지 않다. 오승환은 지난해 250만 달러(27억1000만원), 올 시즌 275만 달러(29억9000만원)를 연봉으로 받았다. FA 계약을 끝낸 메이저리그 주요 불펜 투수 중 연봉 200만 달러 이하 조건에 사인한 선수는 토니 바넷(1년 150만 달러)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투수들이 400만 달러(43억5000만원) 이상의 고액 연봉을 보장받는 중이다.
오승환도 이 흐름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극도로 부진했지만 20세이브를 올렸고, 연평균 60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마무리 투수 자원이다. 최근 2년 동안 오승환(7승9패 39세이브 평균자책점 2.85)과 비슷한 성적을 냈던 브랜든 킨츨러(4승5패 46세이브 평균자책점 3.09)는 2년 총액 1000만 달러 조건으로 워싱턴과 계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