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국내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떠올랐다. 높은 연비와 상품성에 힘입어 2030세대 '첫 차'로 각광받으면서 올해 내수 시장에서 경차를 앞질렀다.
1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1월 소형 SUV 시장은 총 12만5358대가 팔리며, 작년 같은 기간(9만3095대)보다 30% 넘는 고공 성장을 했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은 현대차 코나, 기아차 스토닉·니로, 한국GM 트랙스, 쌍용차 티볼리, 르노삼성차 QM3 등 6개 차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차종별 판매량을 보면 티볼리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5만 대 고지를 돌파했다. 지난 7월에 등장한 코나와 스토닉은 단 5개월 만에 각각 2만 대와 7000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니로 역시 2만 대가 넘게 팔렸다. 이어 트랙스와 QM3가 각각 1만5000대, 1만1000대 판매됐다.
소형 SUV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반면, 경차 시장은 위축되고 있다.
지난 1~11월 기아차 모닝과 레이, 한국GM 스파크 등 경차의 판매량은 소형 SUV보다 1000대가량 적은 12만4735대 판매에 그쳤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경차 판매량이 소형 SUV 판매량에 뒤처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무엇보다 스파크의 부진이 뼈아팠다. 지난해 경차 판매 1위에 올랐던 스파크는 올해(1~11월) 4만2626대 판매에 그쳤다. 전년 동기(7만956대) 대비 2만8330대나 하락한 수치다. 모닝 역시 같은 기간에 2269대 판매량이 줄며 부진했다.
업계는 경차 '위기'가 소형 SUV의 '인기'에서 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차 부진과 소형 SUV의 선전은 소형 SUV의 다목적성이나 공간 활용성, 가격 등이 생애 첫 차 구매층인 20~30대를 만족시키면서 나타난 현상 중 하나"라며 "특히 소형 SUV는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경차에 뒤지지 않아 젊은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 SUV의 인기는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스토닉이 1600만원대의 가솔린 모델을 추가한 데 이어 내년에는 코나의 전기차(EV) 모델도 출시를 앞두고 있어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실용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문화가 확대되고 레저 인구가 늘어나면서 엔트리카(생에 첫 차)로 소형 SUV를 선호하는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