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김희선·싸이·비·김구라 등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를 누비는 톱스타들부터, 최희서·이상희·나라 등 대한민국 연예계를 뒤흔들 라이징스타들, 김은숙 작가·한동철 PD 등 무대 뒤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움직이는 큰 손들까지 총 61팀이 일간스포츠와 잔을 부딪쳤다. 무슨 술을 마시든, 어떤 안주를 먹든 스타의 취향대로다. 시작 시간은 정해져있지만 술자리가 끝나는 시간도 스타 맘대로다. 2017년을 빛낸 별들은 나이도 성격도 경력도 달랐지만 모두 술 한잔을 앞에 두고 다른 인터뷰에선 보여준 적 없는 솔직한 모습을 내보였다. 그래서 준비했다. '2017 취중토크 어워즈'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 스타들을 모았다.
※[2017 취중토크 어워즈①]에서 이어집니다.
▶토크 부문
김은숙-긴술자리상(6시간 30분) 벌써 꽤 시간이 지나 정확히 몇 병을 마셨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술의 양도 어마어마했다. 긴 시간 만큼이나 술병도 늘어갔다. 아시아 드라마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작가이지만 술 앞에선 수다쟁이다. 백상예술대상 대상을 받고 한껏 신이 난 술자리에서는 김은숙 작가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모든 이야기를 다 들을 수 있었다. 자리에는 오랫동안 함께한 사람들까지 모여 길어질 수 밖에 없었다. 밝을 때 시작한 술자리는 한 곳에서만 자정을 훌쩍 넘긴 12시 30분 돼서야 끝났다.
정경호-사랑꾼상 배우 정경호의 사랑꾼 면모가 취중 토크에서도 폭발했다. 연애 5년 차가 된 그의 눈엔 여전히 공개 연인 최수영뿐이었다. 연인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때면 자신도 모르게 환한 미소가 번졌다. 최수영의 매력에 대해 묻자 "내가 갖지 못한 따스함이 많다. 내가 갖지 못한 걸 다 가지고 있는 수영이가 부럽기도 하고 그래서 더 좋기도 하다"면서 "수영이 때문에 진짜 힘이 난다"고 외쳤다. 결혼은 언젠가 하고 싶지만, 최수영이 배우로서의 발판이 될 시발점을 다지도록 도와주고 싶다면서 결혼으로 괜한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정경호였다.
박하선-고해성사상 당시 박하선은 tvN '혼술남녀' 속 캐릭터의 영향으로 '짠내의 대명사'로 불렸다. 인터뷰 내내 그가 털어놓은 일상 역시 웃지도 울지도 못할 사건으로 가득했다. 특이한 점은 박하선이 너무나 진지하게 '짠내나는' 인생을 회고했다는 것. "학창시절 예쁜 척 했다가 왕따까지 당했다"는 이야기를 자세하고 친절하게 털어놨다. 신부님 앞에서 고해성사를 하듯 속내를 탈탈 털어 이야기했다. 그러나 고해성사가 너무 솔직했다. 인터뷰에 응했을 때 박하선은 류수영과 연인사이였는데, 대충 얼버무려도 될 결혼관 질문에 "결혼 생각이 없다"고 단호히 답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류수영과 결혼을 발표했다. 여자의 마음은 갈대인가 보다.
김영철-울보상 개그맨 김영철은 연예가에서도 '수다쟁이'로 통한다. 그만큼 끊임없이 수다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에너자이저'다. 취중 토크에서도 시종일관 유쾌했지만, 10대 시절을 회상할 땐 눈물 섞인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부모님의 이혼과 띠동갑 큰 형을 교통사고로 잃었던 아픔을 고백한 그는 "10대 시절은 아팠던 기억이 강하다"라면서 목소리가 잠겼다. 하지만 슬픔도 잠시,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진다"는 농을 던지며 다시금 웃어보였다. 그렇게 수다 본능을 발휘한 인터뷰는 4시간 동안 이어졌다.
▶분위기 메이커 부문
정만식-인기상 정만식은 대부분의 스타들이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것과 달리, 바로 옆 테이블 이야기까지 들릴 정도로 오픈된 장소 선택을 주저하지 않았다. 홀 테이블 한 켠에 앉아 약 4시간 동안 인터뷰를 빙자한 인생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정만식을 알아본 손님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도 상기된 표정으로 "진짜 팬이다"며 끊임없이 악수와 사진 요청을 해 정만식의 인기를 새삼 실감케 했다. 심지어 식당 유리창 밖에서도 눈인사에 사진 촬영을 감행, 정만식 본인 조차 "오늘따라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머쓱한 표정을 지어 보일 정도였다. 물론 팬들의 성별은 한 명도 빠짐없이 전원 '남자'였다.
배정남-술자리 세포분열상 배정남은 단골집이라는 서울 한남동의 한 와인바에서 단출하게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 와인바가 자신의 집 앞에 위치해 매일 찾는 '영역'이라고 이야기했다. 그의 '영역'이라는 말의 뜻은 인터뷰 시작 약 한시간 후부터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동네 아는 형이 지나가다 인터뷰 자리에 합류하고, 또 지나가던 아는 동생이 옆자리에 앉고, 별 약속 없던 친구가 함께 잔을 들었다. 배정남과 기자, 두 명으로 시작된 술자리는 세포 분열하듯 기하급수적으로 멤버가 늘어 거대한 술자리가 됐다. 배정남의 인맥은 상상 이상이었다. 동네 친구라며 함께 건배사를 외친 이들은 알고 보니 한국 문화예술계에서 한자리 하는 인물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