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촬영장 안전 문제로 드라마 ‘화유기’가 논란이 된 가운데, 사고 당시 현장 목격자가 “정리 끝내고 들어가려는데, 샹들리에 교체 지시가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4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tvN 주말드라마 ‘화유기’ 촬영장 추락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언론노조와 MBC 아트 관계자,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스태프 A씨의 동료, 그리고 ‘혼술남녀’ 고(故) 이한빛 PD 동생 이한솔씨 등이 참석했다.
이날 사고 당시 목격자였던 한 동료는 “사고 당일을 오전 8시부터 시작해서 새벽 1시까지 일했다”며 “정리를 끝내고 들어가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갑자기 이철호 감독의 요구로 차장님(추락사고를 당한 스태프 A씨)이 갑자기 샹들리에를 바꾸라고 했다”며 “지시가 내려왔기 때문에 짜증은 났지만 어쩔 수 없이 작업을 위해 연장을 챙겼다”고 밝혔다.
이 동료는 이어 “샹들리에를 달려면 꼭 한 명은 올라가서 전선 작업을 해야하는데, 그걸 차장이 했다”고 한 다음 “그런데 천장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차장이 떨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식을 1~2분 잃었다. 다리가 경직됐다. 제가 차장의 다리를 계속 주물렀다. 직원에게 119에 신고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언론노조 측은 “피해자 A씨 등은 장시간 노동에 의해 피로도가 누적된 상황이었다. 제대로 된 설계 도면도 없이 부실한 자제로 시공된 현장으로 무리하게 작업을 해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 측은 “A씨가 어제 의식이 또렷하게 돌아왔다. 현재 일반 병실로 이동해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몸은 움직일 수 없다”고 전했다.
지난달 23일 ‘화유기’ 촬영장에서 한 스태프가 높이 3m의 천장에 샹들리에 설치 작업 중 떨어져 허리와 골반 등이 부러지는 중상을 당했다. 이에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은 28일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에 있는 ‘화유기’ 세트장을 찾아 추락사고 현장 근로 감독을 실시했다.
스태프 A씨의 소속 회사 MBC아트는 ‘화유기’ 제작사인 JS픽쳐스 법인, 대표, 미술감독을 업무상 과실치상, 공갈, 협박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