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현재 삼성과 NC를 제외한 8개 구단이 외국인 투수 영입을 완료했다. 2018시즌 계약을 완료한 18명의 외국인 투수 중 새 얼굴은 8명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외국인 투수의 평균연령이 다소 낮아졌다. 최근 몇 년간 KBO 리그를 주름잡은 베테랑 외국인 투수도 흐르는 세월을 막지 못해 쓸쓸히 짐을 싸고 있다. 빅리그에서 화려한 이력이나 명성을 갖춘 선수들이 최근 대거 영입됐다면, 올해는 '젊고 건강한' 투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이는 많은 구단이 외국인 투수의 부상으로 고전한 탓이 크다.
30대 중반의 알렉시 오간도(35)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35)가 두 달 이상 빠진 한화는 이번에 20대 중반의 키버스 샘슨(27)과 제이슨 휠러(28)를 영입했다. 한용덕 감독은 "외국인 투수의 최우선 선발 조건은 1년간 선발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꾸준하게 던질 수 있는 건강한 선수"라며 젊은 선수를 선발했다.
180만 달러에 데려온 제프 맨쉽(33)의 영입이 실패로 돌아간 NC 역시 마찬가지다. NC는 이번 외국인 선수 선발 키워드를 '영 앤드 프레시(Young & Fresh)'로 정하고 팀의 젊은 선수 육성 방향에 맞춰 외국인 선수도 젊은 얼굴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맨쉽뿐 아니라 2015년 다승왕 출신 에릭 해커(35)와 재계약도 포기했다. 대신 빅리그 4차례 등판에 불과한 로건 베렛(28)을 영입했다. 유영준 NC 단장은 "팀이 젊은 피를 수혈해 보다 원활하게 선발 야구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37)와 마이클 보우덴(32) 대신 조쉬 린드블럼(31)과 세스 후랭코프(30)로 교체했다.
부상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메디컬 테스트도 꼼꼼히 점검한다. 국내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하는 구단이 늘어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외국인 선수와 계약하기 전에 대구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했다. 올해 팀 아델만(31) 역시 검진을 마친 뒤에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계약서에 사인했다. 계약 논의 과정에서 '한국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구단 관계자는 "해외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 한 단계 거쳐 듣는 것과 국내에서 직접 듣는 건 아무래도 조금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곁에서 팀 트레이너의 의견도 들었다"고 말했다.
보통 외국인 선수 메디컬 테스트를 1차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 베로 비치에서 진행해 온 SK도 이번엔 달랐다. 새 외국인 투수 앙헬 산체스(29)는 인천 송도에 있는 지정 병원에서 관련 검사를 받았다. 구단 관계자는 "팔도 비틀어 보고, 가동 범위도 체크했다. 피츠버그에서 받은 메디컬 자료도 있었는데 문제없을 정도로 깨끗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펠릭스 듀브론트(31)를 영입한 롯데도 이미 미국 현지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마쳤지만 대만 전지훈련 출발 전에 미리 선수를 입국시켜 국내 병원에서 한 차례 더 점검할 예정이다.
모 구단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내구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아무래도 베테랑보다 젊은 선수가 부상 가능성이 낮지 않을까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