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남북 고위급 회담을 통해 발표된 공동보도문에 따르면 각 분야를 총망라한 북한의 대표단 파견 내용이 들어갔다. 북측은 평창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을 비롯한 선수단·응원단·예술단·태권도 시범단·기자단·참관단 등을 파견하기로 했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하면 2010 밴쿠버올림픽 이후 8년 만이자 통산 9번째 겨울올림픽에 참가하게 된다. 평창 올림픽조직위원회는 만반의 준비를 다짐하고 있다.
선수단 중에선 피겨스케이팅 렴대옥-김주식 조가 출전 가능성이 높다. 렴대옥-김주식 조는 지난해 9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혼 트로피페어 6위에 올라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지만, 정식으로 참가 신청을 하진 않았다. 이들의 출전권은 차순위인 일본 팀에 넘어갔다. 북한 선수 중 렴대옥-김주식 조를 제외하고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선수는 없다.
하지만 특별출전권인 와일드카드를 받아 추가로 평창에 입성할 선수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와일드카드는 IOC가 올림픽 정신의 확산을 위해 도입한 제도다. 겨울스포츠의 저변이 얕고, 경쟁력이 약한 나라에 종목별 와일드카드를 줘 올림픽 참가를 유도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와일드카드 후보는 쇼트트랙의 최은성과 김은혁이다. 이들은 이번 시즌 ISU 월드컵 1·2차 대회 남자 500m와 1500m에 출전했지만,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진 못했다. 최은성·김은혁은 500m에선 60∼90위권, 1500m에선 90∼100위권에 머물렀다. 연합뉴스
북한은 역대 겨울올림픽에서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 선수들을 파견해 왔다. 최은성과 김은혁의 평창 입성은 기대를 모은다. 북한은 2006 토리노올림픽 당시 와일드카드로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 6명, 2010 밴쿠버올림픽 때는 리성철이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 고현숙이 스피드스케이팅에 출전했다. 2014 소치올림픽엔 불참했다. 와일드카드 배정은 IOC와 ISU의 협의로 결정된다.
선수단은 10명 안팎으로 꾸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IOC는 출전 선수의 60%에 해당하는 임원을 선수단에 포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측 선수단의 규모는 200명이 넘는다.
북한 선수단의 규모는 이르면 11일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에서 열리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장웅 북한 IOC 위원의 논의에 따라 확정된다. IOC는 남북 고위급 회담에 앞서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남북한의 고위급 회담을 환영한다"면서 "정치적 갈등과 분열을 뛰어넘어 모든 선수가 함께 올림픽에서 경쟁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북한의 평창겨울올림픽 참가 문제와 관련해 북한에 문을 열어 놓고 있다"면서 "북한의 (종목별) 참가 신청 마감을 연장하는 조처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