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마동석이 연달아 신인 감독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마동석의 '감독 육성' 프로젝트다.
마동석은 지난해 신인 강윤성 감독과 '범죄도시'로 큰 성공을 거뒀다. 687만 명의 관객을 모아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한국 영화 흥행 3위의 주인공이 됐다. 17년 동안 영화 연출을 준비했다는 강 감독과는 오랜 친구 사이다. 친구의 입봉을 물심양면 도와 '윈윈'했다. 이 영화를 통해 2017년을 마동석의 해로 만들면서 충무로 대표 흥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인 '곰탱이' 또한 대중에겐 낯선, 임진순 감독의 작품이다. '범죄도시'에서 그랬듯, 마동석은 임 감독과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 영화를 준비했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지방의 한 고등학교에 부임하게 된 체육교사가 친구의 실종을 의심하는 여고생과 함께 사건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사실상 영화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 마동석의 영화로 더 주목받고 있다.
출연을 확정 지은 '성난 황소'를 통해서는 김민호 감독을 데뷔시킨다. '곰탱이'처럼 이 역시 마동석이 김민호 감독과 4년간 함께 준비하며 데뷔를 도왔다. '성난 황소'는 악당들에게 아내가 납치당한 뒤 남편이 맨주먹으로 아내를 구해 낸다는 이야기를 그린다. 마동석이 아니면 불가능한 설정과 스토리다.
강윤성·임진순·김민호 감독에겐 공통점이 있다. 마동석의 오랜 친구라는 것. 임진순 감독과 김민호 감독의 경우 마동석과 몇 년간 함께 살던 동거인이기도 하다. 같은 집에서 살면서 함께 영화를 이야기하며 미래를 꿈꾼 것이다. 마동석은 친구들의 오랜 꿈을 이뤄 준 셈이다.
배우들이 직접 연기에서 연출로 영역을 확장하는 경우는 많다. 하정우는 이미 두 편의 장편 영화를 세상에 내놨다. 김윤석도 영화 '미성년'을 준비하고 있다. 마동석의 경우 이들과는 다소 다르다. 직접 연출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작 전반에 관여하며 큰 그림을 그린다. '범죄도시'의 경우 재미있는 소재가 떠올라 강윤성 감독에게 직접 의뢰했고, 50번이나 시나리오를 수정하는 동안 한 팀이 돼 움직였다. 괜찮은 소재를 발견해 직접 감독을 선택한다든가, 괜찮은 이야깃거리를 가진 감독이 있다면 실질적인 제작까지 이끌어 준다. 이 과정에서 마동석이 수장으로 있는 창작 집단 팀고릴라가 생겨났다.
좋은 소재 혹은 시나리오가 있다면 신인 감독이라도 '캐스팅'한다. 그의 목표는 그저 재미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임진순 감독의 입봉을 위해 4년 동안 함께 고생했다. 임진순 감독, 강윤성 감독 그리고 2018년에 같이 영화를 하기로 한 김민호 감독과 4년 동안 영화를 준비했다"는 그는 "하고 싶던 형사물·액션물은 시작했고, 또 가능하면 시리즈로 하고 싶다. 영화에 대한 갈증이 계속 남아 있다"면서 "성룡 영화에 성룡만 나오듯이 '그런 라인'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