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은 17일 개봉하는 '그것만이 내 세상(최성현 감독)', 31일 개봉을 확정 지은 '염력(연상호 감독)'에 동시 출연해 박스오피스 1·2위 석권에 도전한다. 완벽한 '배턴 터치'다.
충무로에서 열일하는 배우들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영화에 같은 배우가 등장, 관객들에게 의외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과 11월에는 마동석이 영화 '범죄도시(강윤성 감독)'와 '부라더(장유정 감독)'로 박스오피스 1·2위를 나란히 차지했고, 12월에는 하정우가 한 주 차로 개봉한 '신과함께-죄와 벌(김용화 감독)' '1987(장준환 감독)'을 통해 또 한 번 '하정우 전성시대'를 열었다.
1월에는 선배들의 배턴을 이어받아 박정민이 두 편의 영화로 스크린 점령에 나선다. 장르도 캐릭터도 극과 극이다.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는 서번트증후군을 앓는 오진태 캐릭터를, '염력'에서는 변호사 김정현을 연기했다. '동주(이준익 감독)'로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휩쓴 박정민의 저력이 2018년 1월부터 빛을 발할 전망이다.
2011년에 영화 '파수꾼(윤성현 감독)'으로 데뷔한 박정민은 또래 배우들에 비해 다소 늦게 주목받은 경우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출신으로 연기력에 대한 신뢰는 오래전부터 쌓여 있었지만 흔히 말하는 '한 방'이 부족했다. 그 길을 이준익 감독이 열어 줬고 박정민은 역대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후 쏟아진 시나리오 중 박정민이 선택한 작품은 배우로서 도전만으로도 가치 있는 작품과 1000만 관객 감독의 차기작이다.
박정민은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의 피아노 천재 오진태로 분해 '동주'를 뛰어넘는 인생 연기를 펼쳤다. 이병헌이 후배 박정민의 연기를 지켜보면서 '졌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박정민은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6개월간 하루 6시간씩 피아노 연습에 매진했던 열정이 박정민표 오진태를 완성시켰다.
'염력'은 또 다르다. 친근한 성격을 지닌 바른 청년 설정의 변호사 김정현은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박정민의 연기가 관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류승룡·심은경을 잇는 조연 롤이지만 존재감은 주연 못지않을 예정. 마동석·하정우가 그랬듯 박정민의 연이은 등장은 관객들에게 지루함보다는 재미로 다가갈 예정이다.
20대 후반~30대 초반 배우들의 군 입대 등 부재로 현재 충무로 허리 라인은 류준열·박서준·박정민 3강 추세로 봐도 과언이 아니다. 세 배우 모두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매력과 출중한 연기력이 강점. 박서준이 '청년경찰(김주환 감독)' 이후 이렇다 할 스크린 차기작을 결정짓지 않고 있는 가운데 류준열과 박정민은 누가 질세라 차기작을 속속 결정하고 있다.
박정민은 '그것만이 내세상' '염력' 뿐만 아니라 촬영을 마친 '변산(이준익 감독)', 현재 촬영에 한창인 '사바하(장재현 감독)', 그리고 '파수꾼' 팀과 다시 뭉치는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으로 쉼없이 달린다. 박정민의 꽃길은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