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탄환' 아사파 포웰(자메이카)이 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남긴 말이다. 포웰은 2005년 6월 처음으로 육상 남자 100m 세계기록(9초77)을 세웠고, 2007년 9월엔 9초74로 자기 기록을 또 경신했다. 포웰은 2008년 팀 동료인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세계기록(9초72)을 세우기 전까지 최강자로 군림했다. 그러나 포웰은 '무관의 제왕'으로 불린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적이 없기 때문이다. 포웰은 "세계기록 달성은 쉽다. 진정한 도전은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포웰과 비슷한 처지의 겨울판 '무관의 제왕'들이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의 한을 풀러 온다. '스키 황제' 마르셀 히르셔(오스트리아)는 올림픽 한풀이에 도전하는 대표적인 선수다. 월드컵 시즌 랭킹에서 2011~2012시즌부터 2016~2017시즌까지 6년 연속 1위를 지킨 히르셔는 이번 시즌 역시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하며 7승을 거뒀다. 그는 시즌 랭킹 1위다. 또 통산 52승으로 남자 최다 우승 역대 2위인 헤르만 마이어(오스트리아·54승)에 불과 2승 차로 근접했다. 회전이 주 종목인 히르셔의 기술은 '스키의 교과서'로 통한다. 하지만 유독 올림픽에선 약한 면보를 보였다. 히르셔는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남자 회전에서 은메달에 그쳤다. 그는 평창에서 금메달 한풀이에 도전한다.
'스키점프 여제' 다카나시 사라(일본)도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다. 여자 스키점프 월드컵 최다 우승(53회) 기록 보유자인 다카나시는 말그대로 여자 스키 점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다승 외에도 포디엄(81회)·연속 우승(10회)·시즌 우승(15회)·시즌 평균점수(95.56점) 모두 역대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은 없다. 그는 여자 스키점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14년 소치 대회에서 4위에 그쳤다. 관건은 부진 극복이다. 다카나시는 기량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가장 최근 월드컵 개인전 우승은 지난해 2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대회였다. 이번 시즌의 경우 네 번의 월드컵에서 동메달만 2개다.
스켈레톤 최강자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도 금메달을 위해 평창 무대를 밟는다. 두쿠르스는 2009~2010시즌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8년 연속 월드컵 시즌 랭킹 1위를 지킬 만큼 독주했다. 하지만 올림픽에만 나서면 작아졌다. 그는 2010 밴쿠버 올림픽과 2014 소치 올림픽에서는 각각 은메달에 머물렀다. 소치 대회의 경우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알렉산드르 트레티야코프(러시아)가 도핑으로 메달을 빼앗겨 두쿠르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두쿠르스의 금메달 전망은 이번 평창 대회에서도 밝은 편은 아니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기 위해선 윤성빈(강원도청)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윤성빈은 올 시즌 두쿠르스로부터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빼앗은 남자다. 이번 시즌 7번의 월드컵에서 윤성빈은 금메달 5개를 따냈고, 두쿠르스는 2개에 그쳤다.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의 절대 강자 미카엘 킹스버리(캐나다)도 평창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올 시즌 월드컵 6연속 우승을 포함해 최근 13연승을 질주하는 중인 킹스버리는 '모굴의 왕'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킹스버리도 지난 소치 대회에서 자국 대표팀 동료 알렉산드레 빌로도에게 밀려 은메달을 땄다. 킹스버리는 평창 대회를 앞두고 금메달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그는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에 올라온 인터뷰에서 "이번 올림픽에서 벌어질 일이 기대된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