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새 골잡이 데얀(37·몬테네그로)이 데뷔전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사냥에 나선다.
수원은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FLC 탄호아(베트남)와 2018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단판으로 치러지는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이겨야 아시아 최고 클럽팀들의 경연장인 대회 본선에 출전할 수 있다. 수원은 지난 시즌 K리그1(1부리그)에서 3위였다. K리그1은 1·2위가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직행하고, 3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친다.
데얀은 수원을 16년 만에 아시아 정상으로 이끌 스트라이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2회(2001·2002년) 우승을 자랑하는 명가 수원은 지난 시즌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 시즌 리그 득점왕 조나탄(28·21골)이 텐진 테다(중국)로 이적하자, 서정원 수원 감독은 K리그 역대 최고 골잡이로 꼽히는 데얀을 영입해 최전방을 맡긴 것이다.
2007년 K리그에 데뷔해 토종·외국인을 통틀어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득점왕(2011~2013년)을 차지한 전설이다. 지난 시즌에도 19골을 넣어 득점 3위를 차지했다.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300경기 출전(303경기)의 기록까지 작성했다. 데얀 자신에게도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는 한풀이의 무대다. 그동안 챔피언스리그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친정팀 FC 서울 시절에 경험한 준우승(2013년)과 3위(2016년)가 그의 챔피언스리그 최고 성적이다.
수원 입단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데얀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서울이 재계약을 포기하자 지난 4일 수원에 새 둥지를 틀었다. K리그에서 뛰었던 9시즌 중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데뷔 시즌을 보낸 것 외에는 서울에서만 계속 뛰었다. 데얀은 중국에서 2년을 뛴 뒤 2016시즌 서울로 복귀할 때 "축구 인생을 서울에서 마무리하겠다는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돌아왔다. 서울에 오니 비로소 집에 온 느낌"이라고 했다. 더구나 데얀은 '수원 킬러'로 통했다. 그는 K리그 최대 라이벌전인 '슈퍼매치(서울-수원전)'에서 통산 7골을 터뜨렸다. 이 기록은 슈퍼매치 최다 득점이다.
어려운 결정을 한 만큼 데얀은 올 시즌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쏟아 내겠다는 각오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계속 나이를 먹었지만 40골을 넣었다"며 "항상 관리하고 있고, 나이가 문제되지 않는다는 걸 경기장에서 보여 주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곁엔 최고의 조력자도 있다. '왼발의 달인' 염기훈(35)이다. 지난 시즌 도움 3위(11개)인 염기훈은 탄호아와 플레이오프 출전을 위해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의 터키 안탈리아 전지훈련에 불참했다. 수원이 플레이오프에서 탄호아를 잡으면 H조 조별리그에서 가시마 앤틀러스(일본) 상하이 선화(중국) 시드니 FC(호주)와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다툰다. 수원은 역대 베트남팀과 맞대결에서 6경기 연속 무패(5승1무)의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