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김용화 감독·이하 신과 함께)'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휩쓸었다.
'신과 함께'는 지난 28일까지 1394만 8405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명량'(1761만·2014)과 '국제시장'(1426만·2014)에 이은 역대 흥행 3위 기록을 가지게 됐다. 장기 흥행에 성공하고 있어 '국제시장'의 순위까지 넘보고 있다. 비단 국내에서만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대만과 홍콩을 비롯한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랭크되며 K무비의 위력을 증명하고 있다.
국내 개봉일의 이틀 후인 지난달 22일 대만에서 선을 보인 '신과 함께'는 5주 연속 주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쥬만지: 새로운 세계'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모두 제쳤다. 베트남 박스오피스에서도 2위를 차지했고,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는 3위에 랭크됐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필리핀에서도 선전 중이다.
특히 홍콩의 경우 53개 극장 중 51개 극장에서 개봉해 홍콩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사상 최다 규모의 개봉관을 확보했다. 또한 개봉 18일차인 28일 오후 10시까지 4000만 홍콩 달러(한화 약 54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흥행세를 이어가 한국영화 역대 최고 기록인 '부산행'의 6800만 홍콩 달러도 넘을 기세다. '로건'의 3854만 홍콩달러를 넘고 2017년 홍콩에서 개봉한 외국 영화 중 톱10 안에 들었다. 여전히 상영 중임을 감안하면 '신과 함께'의 기록 경신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신과 함께'의 범아시아적 인기는 이례적이면서 유의미한 현상이다. 한류가 아시아의 문화 콘텐트를 선도한다곤 하지만, 이는 주로 K팝과 K드라마의 이야기였다. 비교적 한국 영화는 내수 시장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다. 해외에 판권을 판매한다하더라도 괄목할 만한 성적으로는 이어지기 어려웠다. 분위기는 '부산행'부터 달려졌다. 세계인에게 선을 보인 칸 국제영화제에서부터 선판매를 시작해 총 156개 국가에서 판매 금액 250만 달러(한화 약 3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대만에서는 1000만 달러(약 116억원)를, 홍콩에서는 950만 달러(약 111억원)을 벌었다. K무비가 빛을 보기 시작했다.
'부산행'에 이은 '신과 함께'의 인기는 K무비의 발전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다. 세계 영화제에 내놓을 작품성 높은 영화 뿐 아니라,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잘 팔릴 영화를 만들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세계인이 좋아할 보편성과 한국영화의 특수성을 모두 갖췄다. '신과 함께'의 경우 국적을 불문하고 모두가 좋아할 만한 가족애를 담으면서, 할리우드 못지 않은 CG로 시선을 끌었다"고 설명했다.